[Oh!쎈 초점] 가령으로 살아 숨 쉰 채수빈, '역적' 최고의 수혜자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5.17 09: 49

배우 채수빈이 '역적'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역적' 최고의 수혜자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 마지막회에서는 권선징악 결말을 맞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악행을 일삼던 연산군(김지석 분)과 장녹수(이하늬 분)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으며, 백성을 위해 살던 홍길동(윤균상 분)과 가령(채수빈 분)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 특히 극의 중·후반부를 이끌었던 홍길동과 가령의 로맨스가 해피엔딩을 맞음에 따라 그동안 이 커플을 응원해왔던 시청자들에게 완벽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사실 가령 역의 채수빈은 대중에게 그리 친근한 배우가 아니다. 지난 2014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한 채수빈은 이후 드라마 '스파이',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와 영화 '밤과 함께', '로봇, 소리', '그대 이름은 장미' 등에 출연했지만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그랬던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부터다. 당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을 짝사랑하는 조하연 역을 맡은 그는 당당하고 솔직한 조선의 여인상을 그려내 호평받았다. 그리고 이때의 이미지는 '역적'으로 이어져 홍길동(윤균상 분)에게 먼저 마음을 고백하는 가령을 탄생시켰다.
채수빈은 7년 동안의 짝사랑에도 굴하지 않으며 오로지 홍길동을 향해 직진하는 가령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그는 때론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같은 매력으로 설렘을, 때론 비극의 여주인공 같은 매력으로 처절함을 연기해 극의 몰입감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채수빈의 활약에 힘입어 방송 초반 윤균상-김지석-이하늬의 삼각관계에 집중되던 러브라인이 채수빈-윤균상 중심으로 넘어갔을 정도. 이처럼 채수빈은 그 흔한 연기력 논란 하나 없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가령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역적'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지금까지 걸어온 필모그래피에 비해 꽤 깊은 연기 내공을 펼치며 차세대 여배우의 탄생을 알린 채수빈. 한 작품 안에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그이기에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역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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