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70th 칸' 깐느박부터 봉테일까지..올해만 같아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5.17 11: 0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올해 열린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한국 영화의 성과가 가장 흥겹고 왁지지껄한 명절 같다. 수상 여부를 떠나 한국 영화인들이 대서 세계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벌써부터 뿌듯하다.
일단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홍 감독의 또 다른 작품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정병길 감독의 ‘악녀’도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했다.
뿐만 아니라 단편영화 ‘김감독’과 ‘인터뷰:사죄의 날’도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한국 영화의 힘을 과시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만듦새와 대중성을 인정받은 데다 박찬욱 감독이 공식 심사위원으로 발탁되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한 영화제가 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박찬욱 감독, 심사위원 발탁..네 번째 韓영화인
박찬욱 감독이 올해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발탁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인정받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들었다. 앞서 박 감독은 영화 ‘아가씨’로 경쟁부문 진출,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 대상을,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칸 국제영화제 측은 지난달 25일 오후 4시(현지시각)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70회 영화제를 이끌 9명의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영화제의 의장과 스크린작가, 프로듀서 등의 회의를 거쳐 선정된 것인데 스페인 출신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심사위원장으로 총 9명이다. 우리나라 영화인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된 것은 지난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밀양’의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에 이어 네 번째다.
#칸 진출 ‘1호 아이돌’ 임시완
제국의 아이들 출신 임시완이 생애 처음으로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이돌 그룹에서 배우로 변신한 그가 이제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 것이다. 이에 칸 진출 ‘1호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은 마약 범죄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한재호(설경구 분)와 똘기 넘치는 교도소 신참 조현수(임시완 분)가 교도소에서 만나 갈수록 끈끈한 의리를 다져가는 내용을 그린 범죄 느와르 장르이다.
이번 작품은 임시완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앞서 영화 ‘원라인’을 통해 능글맞고 잔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생애 첫 과감한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상남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설경구는 네 번째..김민희·김옥빈은 두 번째
임시완과 함께 ‘불한당’의 주연을 맡은 설경구는 올해의 성적까지 합쳐 총 네 번이나 칸 국제 영화제에 진출하게 됐다. 앞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2000)이 감독주간에, 이 감독의 ‘오아시스’(2002)가 국제비평가협회 특별초청작으로,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2009)가 비경쟁부문 특별상영작으로 초청된 바 있다. 설경구가 ‘불한당’을 통해 네 번째로 칸에 입성하는 것인데 상업영화로는 처음이다.
김민희도 지난해 초청받은 ‘아가씨’(감독 박찬욱)에 이어 2년 연속 칸 국제영화제에 초대되는 쾌거를 이뤘다. 무엇보다 그녀의 주연작 ‘그 후’(감독 홍상수)가 경쟁부문 후보로 올라 있기 때문에 여우주연상 수상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주연 김옥빈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이후 8년 만에 칸에 재입성하게 됐다. 이번에는 ‘불한당’과 함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프랑스의 밤을 수놓는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글자 그대로 심야에 즐길만한 상업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 네 번째 칸 초청
봉준호 감독은 4년 만의 신작 ‘옥자’를 통해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앞서 자신의 영화 ‘괴물’(2006)로 감독주간에, ‘도쿄!’(2008)와 ‘마더’(2009)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네 번째로 칸 영화제에 진출하게 된 것인데 공식 경쟁 부문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3일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공식 및 비공식 부문 초청작을 발표하기 전부터 봉 감독의 복귀작 ‘옥자’의 초청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국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와 함께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감독이 동시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만큼 올해 심사위원대상 및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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