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개콘', 정종철 저격부터 제작진 사과까지..씁쓸한 900회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5.17 13: 29

 씁쓸한 900회다. 개그의 꽃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공개 코미디라고 했던가. 리얼버라이어티 전성시대에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던 KBS 2TV ‘개그콘서트’가 지난 14일 900회 특집을 펼친 가운데,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의 아쉬운 반응이 이어져 결국 제작진이 사과에 나섰다.
‘개그콘서트’ 900회에 문제점을 제시한 건 개그맨 정종철의 SNS 글이 시작이었다. 그는 ‘옥동자’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으며 프로그램의 인기도 견인했다. 그러나 이번 900회 특집에서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 그는 “인터뷰 제안 한 번 안 들어왔다”며 섭섭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여기에 불을 붙인 건 임혁필의 댓글이었다. “'개콘'이랑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이라는 말이 논란이 됐다. 실제로 유재석은 그의 KBS 공채 선배 개그맨이고, 900회를 축하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특별히 나온 게스트였다. 그의 불만 댓글은 정종철이 지적한 논점을 흐리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들만 불만을 제기한 건 아니다. 개그우먼 김지혜, 정경미가 연이어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900회 특집에 초대받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두 사람 모두 ‘개그콘서트’를 언급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대표 개그우먼이다.
직접 제작진을 통해서 초대 받은 것이 아닌 900회 소식을 방송을 통해 접했을 이들이 섭섭했을 것이라고 이해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반면 정종철이 매번 초대받지 못한 것이 아닌 700회 특집에 출연한 적이 있는 등 특집마다 모두를 초대하기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며 제작진의 사정을 이해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축하받아야할 900회는 씁쓸하게 마무리되면서 제작진이 사과문으로 진화에 나서게 됐다. 1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한 것. 900회는 모든 개그맨들의 영광이며 모두 초대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1000회에서는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제작진은 “3주 연속으로 기획되어 각 회마다 2명의 호스트 개그맨들과 소수의 선배 개그맨들이 후배들의 코너와 선배들의 코너를 함께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모두를 초대하지 못한 이유를 해명했다.
또한 “19년을 함께 하는 동안 수많은 개그맨 분들이 ‘개그콘서트’을 빛내주셨고, 함께 동고동락하며 힘들게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900회를 맞이했다는 것은 모든 개그맨 분들의 영광”이라며 “1,000회에서는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는 오프닝을 맡은 유재석을 시작으로 ‘큰형’인 김준호와 김대희가 레전드 코너를 재현하는 시간을 가졌고, 신봉선, 장동민, 김지민, 김준현, 이상호, 이상민, 이동윤, 조윤호, 홍인규 등도 특별출연했다. 이에 전국 10.0%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재확인했지만, 연이은 개그맨들의 심경글로 뒷맛을 씁쓸하게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