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모두가 상처"..'개콘', 1000회는 다르길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5.17 17: 59

독보적인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무려 19년 동안 달려온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최근 진행한 900회 특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작진, 출연자, 비출연자 모두에게 상처만 안기를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개콘' 측은 17일 "900회 방송에 함께하지 못한 개그맨 분들의 아쉬움을 저희 제작진도 잘 새겨듣고 내부적으로도 다시 900회 기획에 대해서 점검해 봤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어 "3주 연속으로 기획돼 각 회마다 2명의 호스트 개그맨들과 소수의 선배 개그맨들이 후배들의 코너와 선배들의 코너를 함께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개콘'을 통해 배출된 많은 개그맨 분들을 모두 초대하지 못했던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최근 불거진 900회 특집 섭외 비하인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사과했다.

끝으로 이들은 "과거의 영광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지 않도록 후배 개그맨들이 힘쓰고 있으니 너그러이 '개콘' 900회를 축하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라면서 "'개콘' 1000회에서는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해 시선을 모았다.
앞서 '개콘'은 유재석, 이수근, 김준호, 김대희, 유세윤, 강유미, 김병만 등이 출연하는 초호화 라인업의 900회 특집을 준비해 화제를 모았다. 좀처럼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스타 개그맨들이 총출동하자 프로그램은 다시 활기를 띄었고, 이정규 PD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900회 특집이 '개콘' 부흥의 큰 전환점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정종철, 임혁필 등 일부 '개콘' 출신 개그맨들의 쓴소리가 논란으로 번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먼저 정종철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900회라며 '개콘'과 관계없는 핫한 연예인 불러 잔치하고 그들에게 감사할게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고, 임혁필이 "(옥)동자야.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콘'이랑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는 댓글을 남겨 논란을 키웠다.
이후 두 사람 모두 사과의 말을 전하긴 했지만 여론은 사그라들 줄 몰랐고, 결국 '개콘'이 공식적인 해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900회 특집은 '개콘' 부활의 계기는 커녕, 제작진, 출연자, 비출연자 모두에게 상처만 안기를 꼴이 된 것이다.
900회 특집의 한계상 '개콘' 출신 개그맨들을 전부 부를 수 없는 제작진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프로그램에서 초대받지 못한 정종철, 임혁필의 서운함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 코미디쇼의 부활을 위해 특별 출연도 흔쾌히 수락한 선배 개그맨들과 지금도 힘들게 이를 지켜나가고 있는 후배 개그맨들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개콘' 제작진들의 다짐처럼, 다가오는 1000회는 잡음 없는 특집이 되길 기대해 본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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