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정종철·임혁필 '개콘' 공개 저격, 최선이었습니까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5.17 18: 30

야심차게 준비한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이 첫 회부터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선후배간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노력이 일부의 성토로 퇴색되어 버렸기 때문. 
시작은 이러하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900회 특집을 준비, 1탄에서 김준호와 이대휘, 유재석을 비롯한 역대 레전드 개그맨들을 초대했는데 이를 두고 초대받지 못한 정종철과 임혁필과 같은 일부 개그맨들이 서운함과 불만을 드러낸 것. 
물론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으로서 이를 자축하는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는 것은 충분히 아쉬울 수 있다. '개그콘서트' 제작진 역시 이에 대해 "900회를 맞이했다는 것은 모든 개그맨 분들의 영광"이라며 "그 영광을 함께 했던 개그맨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모시지 못했던 것"이라고 사과하지 않았던가. 

다만 아쉬운 것은 이들이 '개그콘서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방식이다. 정종철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개그콘서트'에 대한 섭섭함을 표하며 "저에겐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인데 전 900회인지도 몰랐네요"라고 말했다.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900회인지도 몰랐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요청 한 번 없었다는 점에 불만을 표한 것이 아이러니다. 
정종철의 의견에 동조하는 임혁필의 다소 격한 댓글도 논란이 됐다. 그는 "동자야(종철아)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그콘서트'와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며 유재석을 직접 언급했다. 덕분에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출연을 결정했을 뿐 아니라, 70명이 넘는 후배들의 회식비를 대주며 노력한 유재석까지 덩달아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된 것.
더욱이 두 사람이 매번 특집마다 소외된 것이 아니라 지난 700회 특집에 출연했다는 사실 때문에 논란이 더욱 아쉬울 뿐이다. 특집 때마다 매번 같은 출연자들을 초대하는 것도 무리인데다가, 이번 900회 특집은 후배 개그맨들과 그들에게 힘을 주고자 하는 선배 개그맨들의 콜라보로 기획된 것으로 보아 '개그콘서트' 측이 일부러 이들을 소외했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번 '개그콘서트'의 900회 특집은 자축인 동시에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활을 위한 초석이었다. 이에 이슈를 모으고 어렵게 시청률을 끌어올린 와중에, 누구보다 이를 지지하고 힘 써야할 이들이 반대편에 서서 잔칫집에 찬 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뿐이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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