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을 대표하는 우타 거포가 되고 싶습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오른 김민혁(21)이 각오를 전했다.
김민혁은 지난 17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정식선수 등록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혁의 프로 데뷔 후 첫 1군 등록이다.
지난 2015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16 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그는 입단 당시 빠른 배트 스피드와 장타력에 높은 점수를 받으며, 장거리 타자로서 기대를 모았다.
프로 입단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김민혁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올 시즌 시범경기에도 나섰지만, 11경기 나와 7푼7리(13타수 1안타)로 다소 아쉬움을 남긴 채 2군에서 시즌을 맞게 됐다.
2군에서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하면서 준비한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5푼5리(76타수 27안타) 4홈런으로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2군에 있는 내야수 중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다"라며 김민혁을 콜업한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 입단 후 약 2년의 2군 생활 끝에 마침내 1군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김민혁은 "사실 1군 선수들이 잘해서 막연하게 1군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군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훈련했는데, 어제(16일) 밤에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엄청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2군에서 날카로운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그동안 약점이 변화구였다. 2군에서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변화구 공략 위주로 타격 훈련을 했다. 계속해서 보고 연습하다보니 점점 눈에 잘 보이기 시작했고,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1군 무대는 또 다르다. 김민혁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김민혁은 1군에 대한 긴장보다는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이 가진 기량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실 1군에 올라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긴장보다는 그동안 내가 하던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겠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위축되는 것이 싫었다. 혼날 때 혼나더라도 자신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비록 이날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가면서 김민혁이 타석에 들어설 기회는 없었다. 1군 데뷔전을 앞둔 가운데 김민혁은 "2군에 있는 동안 1군 전광판에 이름이 뜨고, 팬들이 내이름을 외쳐주고 하는 모습을 생각했다"라며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내가 해왔던 것을 마음껏 해보겠다"고 기대했다.
'일발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만큼, 김민혁의 목표도 '거포'다. 그는 "김동주 선배님처럼 두산 베어스의 우타 거포로서 이름을 남기겠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