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선후배들이 SBS '웃찾사-레전드매치'(이하 웃찾사) 시즌 종영 소식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웃찾사'는 개그맨들이 꿈을 펼치는 무대인만큼, 폐지에 가까운 시즌 종영을 재고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22일 개편 후 첫 방송된 SBS '웃찾사'가 오는 31일 왕중왕전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종료한다. 제작진은 "새로운 포맷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며 후속 시즌의 방송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차후 논의될 예정이다"라고 밝히며 이번 시즌 종영이 폐지가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한 매체는 '웃찾사'가 폐지에 가깝다는 SBS 개그맨들의 주장을 보도해 시선을 모았다. 현재 '웃찾사'의 다음 시즌에 대한 기약이 전혀 없는 상황이며 수많은 정황이 폐지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 이에 개그맨 선후배들이 앞다퉈 이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정종철은 "'웃찾사' 방송 31일부로 폐지. 진심으로 맘이 아프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을 외쳤던 개그맨들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 공개 코미디라는 형식이 처음 시청자분들께 선보인 것이 벌써 거진 20년이 다 되어간다. 끼 많은 작은 꼬마가 개그맨의 꿈을 꿀 수 있었던 동기는 어릴 적 보았던 '개그콘서트'와 '웃찾사'였을지도 모른다. '개그콘서트' 18년 '웃찾사' 14년. 그동안 우리는 안 해 본 형식의 코너가 없을 만큼 많은 코너들을 만들었고 고민했다. 그러니 부탁드리고 싶다. 후배들의 무대를 없애지 말아달라. 개그맨의 꿈을 꾸는 어린 친구들의 미래를 꺽지 말아달라. SBS 제작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양상국 또한 "그동안 정치가 코미디를 하니 코미디가 재미없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정치가 코미디를 할 일이 없어졌는데 이런 일이. 많은 공개 코미디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김기리는 "대한민국의 웃음이 사라져가고 있다. 개그맨들이 일주일 내내 어떻게 웃음을 만들어 가는지 한 번쯤은 보여드리고 싶다. 때로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노력하고 노력한다. 특히 신인 개그맨들은 정말 부푼 꿈 안고 10년을 바쳐서 합격한 분들도 있다. 방송국에서는 최소한의 살아갈 길이라도 마련해주셔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언젠가 큰 웃음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훈 역시 "'개콘'을 보며, '웃찾사'를 보며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 지금도 '웃찾사'를 보며 꿈을 꾸는 지망생들, 또 그 안에서 꿈을 이뤄가는 동료 개그맨들이 있다.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요즘. '웃찾사' 폐지가 아쉽고 씁쓸하기만 하다. 공개 코미디 응원해주시고 '웃찾사'의 부활을 지지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외에도 SBS 12기 김승진, KBS 27기 김현기, KBS 25기 송영길, KBS 27기 송필근 등의 수많은 개그맨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웃찾사' 종영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 과연 SBS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결과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OSEN DB, '웃찾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