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이 워낙 세서 그를 뛰어넘을 줄은 몰랐다. 쪽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를 훌쩍 넘어 대박 홈런을 쳤다.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의 6%대 벽을 부순 '터널'의 이야기다.
'터널'은 1986년의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터널 속에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방송 전까지만 해도 '시그널'과 '살인의 추억'을 떠올렸다.
타임슬립과 연쇄살인사건, 옛날 형사와 현재 형사의 만남 등 큰 골자 때문이었다. 하지만 '터널'은 달랐다. 박광호가 현재에서 현대의 형사 김선재(윤현민 분)를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과 맺은 브로맨스와 휴머니즘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실 제작진은 지난 3월 25일 첫 방송 전부터 이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시그널'은 보지 못했다며 비교를 거부했고 "기존의 타임슬립물, 혹은 수사물과 전혀 다른 작품이다.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휴머니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래봤자"라는 의구심이 더 컸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터널'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쫄깃한 연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안방 시청자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시그널'의 아류작인 '터그널'이라는 오명은 단숨에 벗겨졌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4일 방송된 '터널' 14회는 평균 시청률 6.3%,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이제 남은 건 단 2회다. 21일 16회로 '터널'이 종영하는 까닭에 박광호가 연쇄살인범 목진우(김민상 분)를 응징할 수 있을지, 딸로 밝혀진 신재이(이유영 분)와 브로맨스를 이룬 김선재와 어떤 유종의 미를 거둘지, 다시 1986년으로 돌아갈지가 시청 포인트.
'터그널'이라고 오해했던 마음을 사죄하고자 시청자들은 마지막까지 본방 사수를 부르짖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C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