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와 임시완이라는 조합이 이토록 매력적일지 어느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채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변성현 감독의 연출은 알려진 바대로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 했고 느와르 물답지 않은 강한 색감과 영상미는 신선했다. 설경구, 임시완을 비롯해 김희원, 전혜진,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허준호까지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력은 영화의 몰입감과 집중도를 높였다.
이중에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설경구와 임시완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호흡이다. 두 사람은 러닝타임 두 시간 동안 브로맨스의 끝을 보여준다.
영화 속 설경구와 임시완은 각각 재호와 현수로 완벽하게 녹아들어 끈끈하다 못해 절절한 의리를 표현해낸다. 극 중에서는 두 사람의 나이 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이 보여주는 우정을 넘어선 그 이상의 관계는 보는 이들의 가슴 깊숙한 곳을 건드린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연기 역시 인상적이다. 설경구는 그간 범죄 액션 영화에 많이 출연해 왔지만 ‘불한당’ 속 그의 외모와 연기는 또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의 연륜이 묻어나는 깊은 연기는 영화가 끝난 후 짙은 여운을 남긴다.
임시완은 ‘불한당’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 배우라면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인 현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임시완은 범죄 액션 장르까지 소화하며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연기를 다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해 냈다.
‘불한당’은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시동을 걸었다. 오는 24일 ‘불한당’ 팀이 칸 영화제에 총출동하는 만큼 영화가 공개된 이후 해외 관객들의 반응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불한당’ 스틸 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