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한 명에 프로듀서 두 명, 독특한 조합이다. 음악 스타일 역시 알앤비스럽기도 팝스럽기도 하다. 운명처럼 만나 3인조 더 라즈를 구성한 와이닉, 김기범, 싸이져의 이야기다. 히든트랙넘버브이 프로젝트 5월의 락커 더 라즈를 소개한다.
◆"김형석님이 우리를? 뻥치지 마"
더 라즈는 지난해 9월 5일 디지털 싱글 '포겟 어바웃'을 내며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키맨' 김형석의 추천을 받아 지난 10일 네이버 V앱 '눈도장 라이브'를 통해 대중에게 인사하기도. 이들의 라이브를 본 음악 팬들은 단숨에 더 라즈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김형석 작곡가님이 우리를 선택했다고 해서 처음엔 안 믿었어요.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죠. 히든트랙넘버브이의 주인공이 우리라니 뻥치지 말라고 했죠. 포털 사이트에 김형석님과 우리 사진이 떴을 때에도 합성이겠거니 싶었어요.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즐겨 보는데 그 프로듀서님이 저희를 픽했다고 하니 감격스러울 따름이었죠. (싸이져)."
"아름다운 멜로디를 많이 쓰신 분이잖아요. 뮤지션 리그에 올라온 곡들을 보면 멜로디가 주가 되는 것보다 사운드와 분위기를 중시하는 노래들이 많은데 그에 반해서 우리는 멜로디가 주가 되는 노래를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어필한 것 같아요. 김형석 작곡가님의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인데 저희 라이브를 듣고 '곡 좋다' '톤 좋다' '나이스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실감이 안 났죠(김기범)."
"저희가 그날 방송이 처음이었어요. 게다가 생방송이었잖아요. 진짜 많이 떨고 긴장했죠. 그래서 실수도 많았고요. 공연 끝나고 '한번 더 하면 진짜 잘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얘기를 멤버들끼리 제일 많이 나눴어요. 이제 방송이 어떤 건지 배웠으니 마지막 잠금해제 라이브 때 보완해서 제대로 보여드릴게요(와이닉)."
◆"더 라즈 표 '하늘만 허락한 사랑' 어땠나요"
지난 눈도장 라이브에서 더 라즈는 김형석 작곡가가 만든 엄정화의 '하늘만 허락한 사랑'을 그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노래했다. 라이브를 보고 있던 음악 팬들은 원곡 못지않은 더 라즈 표 '하늘만 허락한 사랑'에 흠뻑 취했다. 덕분에 이들이 발표한 '폴링', '쉼표', '러브이즈블라인드', '포겟 어바웃'도 재조명됐다.
"김형석 님이 저희를 추천한 키맨이라는 얘기를 듣고 만드신 노래를 다 찾아봤어요. 1200곡이 넘더라고요. 어떤 노래를 커버할까 후보곡을 몇 개 골랐죠. '편지할게요', '너에게', '아름다운 이별', '이별연습' 등요. 문득 다른 가수가 리메이크 안 했던 노래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여자 노래를 해 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하늘만 허락한 사랑'을 골랐어요(김기범)."
"선곡을 한 다음 편곡 작업에 들어갔는데 어려웠어요. 멜로디와 코드의 연결이 완벽해서 어떻게 바꿔도 안 되더라고요. 최대한 프리하게 얽매이지 말고 편곡하자 싶었어요. 기범이는 흐르듯 멜로디를 바꾸고 싶어했지만 그렇게 연주는 하되 예상치 못한 코드로 바꾸고 싶었거든요. 김형석님을 위해 외국 사이트 레슨 동영상까지 찾아봤답니다(싸이져)."
◆"기범은 마력의 목소리를 가졌죠"
더 라즈 팀명은 막내 김기범이 만들었다. lad라는 단어가 평범한 청년이라는 뜻인데 세 남자 모두 옆집 오빠처럼 편하고 흔한 느낌이라 복수형의 더 라즈라는 것. 옆에 있던 싸이져와 와이닉은 '막내 온탑'이라며 카스트제도까지 언급했다. 사실 더 라즈가 만들어지는 데에도 김기범이 중심축이었다.
"2014년, 카페에서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며 노래했는데 한 카페에 싸이져 형이 왔어요. 연락처를 묻길래 신뢰가 안 가니까 검색했더니 이력이 나오더라고요. 신뢰를 바탕으로 그 때부터 형이랑 연락했죠. 그 때 찍은 영상을 유튜브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와이닉 형이 또 비슷한 시기에 연락을 줬어요. 두 형과 따로따로 작업하다가 와이닉 형한테 싸이저 형 얘기를 했어요. 이런 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서로 소개해 셋이 만나게 됐죠. 양다리였던 셈이에요(웃음)(김기범)."
"노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카페에 찾아갔는데 마침 김기범이 노래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라이브를 듣자마자 하트가 뿅뿅이었어요. 못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잘생겨 보이더라고요. 옆에서 얘기하듯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톤도 반했고 고음 가성 진성을 다 구현하는 스타일에 매료됐죠(싸이져)."
"목소리로 사람을 사로잡았더라고요. 기범의 영상을 보고 '얘랑 작업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할 정도로요. 이 친구가 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떨까 싶었죠. 기범의 보컬은 듣는 이들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어요(와이닉)."
◆"더 라즈만의 음악, 기대되시죠?"
지난 눈도장 라이브 이후 더 라즈에게 특별한 응원 팬덤이 생겼다. 걸그룹 러블리즈의 팬들이 주인공. 당시 방송에서 싸이져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로 러블리즈를 꼽았고 이들의 음악을 칭찬한 이유에서다. 착한 러블리즈 팬들은 더 라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더 라즈의 연관검색어에 러블리즈가 생길 정도. 사실 더 라즈는 러블리즈의 열혈 팬이다.
"저랑 와이닉은 러블리즈의 노래를 정말 좋아해요. 윤상님의 노래도 마찬가지고요. 뮤지션 리그에 올릴 노래로 뭘 부를까 고민하다가 아이돌 노래를 우리 스타일로 바꿔보자고 했죠. 러블리즈 노래들이 다 좋잖아요. 기회가 되면 정말 같이 작업해 보고 싶어요. 그런데 지난 방송에서 러블리즈를 언급했더니 저희 기사에 러블리즈 팬들이 좋은 댓글을 엄청 달아주셨더라고요. 신기하고 감사했죠 하하(싸이져)."
"5월, 더 라즈가 만들 히든트랙은 색다른 노래가 될 거예요. 앞서 잔나비, 오왠, 임헌일, 예서가 만든 네 곡이 느리고 분위기 있는 곡인데 좀 더 템포가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박수치며 들을 수 있는 노래요. 따뜻한 느낌의 미디엄 템포곡으로 보답하겠습니다(와이닉)."
"저희들 외모는 평범하지만 노래는 특별하다는 평을 듣고 싶어요. 싸이져 형과 와이닉 형의 작업과 음악 스타일이 전혀 다른데 그 합의점이 제 목소리예요. 이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형들의 편곡적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는 편안한 음악을 들려드릴게요. 아직까지도 맞춰가고 있는 중이지만 더 라즈의 음악을 기대해 주세요(김기범)." /comet56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V라이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