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가 공식 상영으로 칸영화제의 3일째 밤을 장식했다.
영화 '옥자'는 19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공식 상영을 진행했다.
'옥자'의 공식 상영이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 앞은 흡사 축제의 장을 방불케했다. 리한나를 비롯해, 벨라 하디드, 줄리엣 비노쉬, 엘자 질버스테인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빛냈고,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과 제시카 차스테인 등 경쟁부문 심사위원도 '옥자'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날 레드카펫은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등 배우들을 보기 위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칸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던 '옥자'지만 공식 상영의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다. 기자 시사에서 여기저기 폭소가 터졌던 장면에서도 공식 상영은 침묵을 지켰다. 약 2시간의 상영이 모두 끝난 후, 관객들은 약 4분간 기립박수를 이어갔다. 기자 시사를 시작으로 공식 상영까지, '옥자'를 세상에 내놓은 봉준호 감독은 다소 감격 어린 표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식 상영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역시 봉준호"라는 호평과 "실망스럽다"는 혹평이 엇갈렸다.
프랑스 배급사 로스트 필름스의 마크 올리는 "원래 봉준호의 팬이었다. 칸에서도 넷플릭스와 극장 간의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봉 감독의 작품 자체에 집중했는데 감동적이고 환상적이었다"며 "전작들만큼 훌륭한 것 같다. 정치적인 영화이지만, 즐거움의 요소도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호평했다.
영화 프로듀서 안토니 제임스포드 역시 '옥자'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다. 그는 "영화의 리듬감과 캐스팅이 좋았다. 종종 스태프들의 노력이 빛나는 부분이 있었다"며 "주제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인데, '옥자'가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프로듀서 데이비드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옥자'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내용도, 음악도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그는 "영화적인 작품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큰 영화 같다. 대만에서 온 친구가 오전에 '옥자'를 보고 TV영화 같다고 했는데 그 말 뜻을 알 것 같다"며 "봉준호 감독 영화 중에는 '괴물', '설국열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수입사 관계자는 "조금 아쉽다. 전반적으로 객석 반응이 별로인 것 같아서 놀랐다"면서도 "동물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영화를 싫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특히 오프닝과 엔딩이 좋았다. 배우들 중에서는 안서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외신의 반응도 엇갈렸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다른 것들은 일단 제외하고, '옥자'는 디지털 효과가 놀랍고, 시각적 이미지는 아름답다. '옥자'를 아이패드용으로 축소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밝히며 5점 만점을 매겼다. 반면 할리우드 리포터는 "대화의 주제는 어른인데, 유머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적 요소들은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과연 칸 심사위원들은 '옥자'를 어떻게 봤을까. 실망과 극찬이 엇갈리는 '옥자'의 평가 속에 칸 심사위원들은 '옥자'에 어떤 점수를 매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mari@osen.co.kr
[사진] 칸 공동취재단,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