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의 부제가 있었다면 ‘가족의 탄생’ 아니었을까. 다른 캐릭터를 가진 네 사람이 타지에서 식당을 일구며 가족이 돼 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특별한 자극이 없었음에도 인간미 물씬 풍기는 이들이 가게를 꾸리고 이를 경영해 가는 소소한 일상에는 따뜻함이 있고, 휴식 같은 편안함이 있었다.
지난 19일 종영한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의 이야기.
특히 멤버들이 좋았다. 각각의 캐릭터가 좋았고 만들어지는 호흡도 좋았다. 이에 별 다른 양념과 소스 없이도 깊은 맛이 우러나왔을 테다.
연출을 맡고 이진주 PD는 그 중에서도 윤여정과 정유미의 호흡에 “최고였다”고 엄지를 세웠다. 그와 나눈 이야기들, 가감 없이 전한다.
- 먼저 윤식당을 마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윤여정 선생님께서 마지막 촬영 때 ‘우리끼리 재미있는 드라마 한 편 찍은 것 같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출연자, 스태프, 현지 사람들, 번역가, 미술팀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아름다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청자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윤식당’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호평+시청률 잡은 프로그램..‘윤식당’의 성과 만족스러운신지요.
“이 정도의 성적은 사실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출연자분들이 좋으신 분들이라 어느정도 인기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시청자 분들께서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식당영업 때문에 바쁠 때도 있고 멘붕이 올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긴 휴가를 간 듯한 느낌을 주는 게 가장 큰 인기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휴가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보통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휴가는 그리 길지 않은데 프로그램에선 긴 휴가를 가서 일상을 살 듯 여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시청자 분들이 대리만족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 사장으로서 윤여정은 어땠나요.
“‘윤식당’은 사장님이신 윤여정 선생님을 가장 처음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습니다. 신구 선생님은 윤여정 선생님과 더불어 은퇴 후 여유롭고 멋있게 사는 노년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모셨습니다. 윤식당을 이끌어가는 사장으로서 책임감이 무척 크셨습니다. 또 윤여정 선생님에게서는 권위의식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작팀 막내한테까지도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시면서 다정하게 대해주십니다.”
“불고기 주문부터 요리해서 나가는 시간을 재본 적이 있습니다. 첫날엔 7분이 걸렸고, 마지막날에 가서는 4분 걸렸습니다. 사장님의 요리과정에 요령이 생기기도 했고, 주방보조와의 합이 척척 맞아서 점점 빠른 조리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여정 선생님도 불고기 선수가 된 것같다고 하셨습니다”
- 부장보조로서 정유미는?
“정유미씨의 가장 큰 매력은 윤여정 사장님을 차분히 도와 주방의 흐름을 지휘할 때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정유미씨는 주방이 바쁘게 돌아갈 때도 선생님을 안심시키면서 차분하게 요리를 이어나갔습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예쁘고 청량한 느낌도 있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차분하고 일을 착착 정리해가는 멋진 모습도 알게 돼 놀랐습니다. 윤여정 선생님과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생각합니다.”
(Oh!커피 한 잔②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