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욜로 잘못 하다 골로 가요.”
최근 욜로(YOLO) 열풍이 심상치 않다.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방송계에서는 사회적으로 주목 받은 ‘욜로’라는 키워드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이다.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도 욜로 키워드를 건드렸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가 아닌, ‘무도’만의 방식대로 열풍을 비틀었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선보인 ‘히든카드’ 2탄이 바로 욜로 비틀기의 정점이었다.
‘히든카드’ 2탄에서는 한도를 알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무도’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하는 드레드 모임 동생들의 식사를 결제하려 했지만, 400만 원 돌파를 앞둔 상황에서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다행히 카드는 긁혔다.
다음 순서인 박명수는 한의원에서 녹용 한약재를 지어 먹으며 폭주했다. 양세형도 개그맨 후배들의 옷을 사주며 과소비에 나섰다. 거액의 돈을 쓰는 박명수와 양세형을 보며 유재석은 홧김에 자몽주스를 한 잔 더 추가시켜 먹었다.
하지만 이 자몽주스 한 잔이 유재석의 발목을 붙잡았다. 유재석은 500만 원이 넘자 잔액부족이 뜨는 걸 보며 좌절했다. 히든카드 요금 폭탄의 주인공은 유재석이 된 것. 한도는 500만 원이 아니라 502만 원이었고, 유재석이 자몽주스 한 잔을 추가하지 않았다면 501만 원이 결제돼 유재석은 독박을 피해갈 수 있었다.
이 502만 원의 정체는 다름 아닌 ‘무도’ 멤버들이 10년 간 모아온 지각비였다. 이들은 설명을 들은 후 “그럼 박명수가 제일 많이 가져가는 게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박명수도 “그럼 내 돈 내고 다 산 거 아니냐. 공짜라고 좋아했다”며 씁쓸해했다. 이들은 “우리가 500만 원어치나 지각을 했냐”며 머쓱해했다.
‘무도’ 측은 이들이 산 오토바이, 피규어 등을 황금연휴에 쉬지 못한 시청자들에 선물을 하기로 했다. ‘의상한 형제2’를 연상케하며, 요금 폭탄을 서로 돌렸던 ‘무도’ 멤버들은 훈훈한 결말에 서로를 다독였다.
이 과정에서 ‘무도’는 최근 욜로를 그저 한순간의 소비로 인식하게끔 판타지 요소를 부추기는 방송가의 행태를 지적하며 이를 비틀어 눈길을 끌었다. ‘지금의 행복을 위해 쓴다’는 욜로의 핵심이 결코 덮어놓고 쓰는 과소비가 아닌, 현명한 소비여야 한다는 점을 정확하게 명시한 것.
유재석의 “저처럼 욜로 잘못하면 골로 가요”라는 말이 히든카드 특집의 핵심을 잘 짚은 한마디였다. 욜로의 진정성을 전하지 못한 채, 그저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무도’의 뜻이 담겨져 있는 특집이었다. ‘무도’만의 열풍 비틀기가 빛났던 특집이기도 goTe.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