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레전드 투수의 직구는 예능에서도 통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야생야사 팬심 여행'에 나선 멤버들을 위해 특별 출연한 정민철 해설위원의 모습이 공개됐다. 은퇴한지 어느덧 10년이 흘렀지만 그의 주무대인 그라운드 위에서의 활약은 여전했다.
이날 정민철은 등장부터 남다른 예능감을 발휘했다. 모자를 벗으니 못 알아보겠다는 김준호의 놀림에 "생각보다 키가 작으시다. 누가 앉아계신 줄 알았다"며 곧바로 반격하는 입담으로 웃음을 자아낸 것.
김준호 잡는 정민철의 일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준호가 근거없는 자신감을 내비치자 "피곤하면 집에 들어가세요"라고 말하거나 초등 야구부를 무시하는 발언에는 "자중해달라"고 경고하며 김준호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참다못한 김준호가 머리 위 공을 맞추는 '내 꿈은 타격왕' 게임에서 정민철을 인간 받침대로 지목한 뒤 게임과 무관하게 배트로 정민철을 마구잡이로 내려쳤고, 이내 정민철도 참지 못하고 그와 뒤엉킨 채 유치원 몸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정민철은 '내 꿈은 삼진왕' 게임에서 레전드 투수다운 실력을 뽐내려 했지만, 이향 아나운서의 반전 실력으로 인해 굴욕을 맛본 후 "3년만에 제일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곧 자신의 예언대로 김준호와 김종민이 게임에서 선방하자 "김준호 실력보다 제 눈을 칭찬하고 싶다"라며 "이 방송 보시는 10개 구단 단장님들, 제 눈 살아있습니다"라고 금세 어깨를 으쓱했다.
이처럼 정민철은 오랜만에 선 그라운드에서도 어색함 없는 모습은 물론, 프로 방송인 못지 않은 예능감으로 '1박2일'까지 접수했다. 한때는 야구 투수였던 정민철, 이제는 예능 투수도 노려봄직하지 않을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