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터널'이 개국 이래 역대 최고 시청률 6.5%(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3월 25일 첫 방송 이후 매회 영화 같은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는데 21일 종영에 이르기까지 베테랑 배우들이 제몫을 200% 다해줬다.
그 중심에 조희봉이 있다. 그는 '터널'에서 2017년 화양서 강력1팀 팀장 전성식을 맡았다. 그는 1986년에서 30년을 뛰어넘어 현재로 온 박광호(최진혁 분)의 경찰서 후배. 1986년에서 박광호는 전성식을 막내라고 불렀고 팀장 타이틀을 단 현재에서도 그는 여전히 막내였다.
전성식 덕분에 박광호는 현재에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단박에 박광호의 정체를 알아 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 것도 그였고 신 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선배를 위해 지갑에 늘 현금 5만원짜리를 준비한 것도 막내 전성식이었다.
이를 연기한 조희봉은 그야말로 베테랑 배우다웠다. 한참 어린 후배 연기자 최진혁이 박광호에 녹아들도록 그 역시 전성식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어린 성식과 현재의 성식 사이에서 시청자들이 갭을 느끼지 않도록 애썼고 맛깔난 연기로 극에 재미를 더했다.
호흡을 맞췄던 최진혁 역시 그에게 고마워했다.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진혁은 "현재에서 성식을 만나 과거에서 그랬듯 반가운 마음에 뒤통수를 치는 연기를 제안했다. 조희봉 선배가 당황하셨지만 잘 받아주셨다. 덕분에 기댈 수 있었다. 가장 힘이 된 분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30년간 연쇄살인을 벌인 소시오패스 목진우 역의 김민상은 시청자들에게 '소름 유발자' 그 자체였다. 그동안 태연하게 부검의로서 자신이 죽인 피해자들을 만났고 김선재(윤현민 분)와 박광호에게 거짓 정보로 혼란을 안겼던 그다. 특유의 여유로움이 주는 반전은 충격을 배가했다.
김민상은 '터널'의 범인 목진우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동안 단막극과 영화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연기했던 그는 목진우로 단박에 본인 이름 석 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보는 이들은 뜻밖의 반전에 몸서리치기도.
'터널'의 김성민 기획 PD는 앞서 OSEN을 통해 "3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배우 캐스팅에 변수들이 많아서 난이도가 높았다. 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캐릭터 적합도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인물의 복합적인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덕분"이라고 연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진혁, 윤현민, 이유영, 김민상, 조희봉, 허성태, 강기영, 김병철 등 진국의 배우들을 대거 남긴 '터널'이 21일 안방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연기의 여운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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