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자 배우들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칸을 사로잡았다.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의 안서현, '클레어의 카메라'(감독 홍상수)의 김민희, '악녀'(감독 정병길)의 김옥빈은 180도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전 세계 영화인들과 영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서현은 칸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른 '옥자'의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 중에서 슈퍼돼지를 키우며 강원도 산골에서 살고 있는 순박한 시골 소녀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은 순수함과 용기의 결정체 미자 역으로 칸을 사로잡았다.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옥자'는 황금종려상과 더불어 남녀주연상 후보까지 자동적으로 오르게 된다. 때문에 안서현 역시 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된 셈이다.
안서현은 "아직 여우주연상 받을 때가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리포터 데일리는 "칸의 관객들은 넷플릭스의 영화 '옥자'에 대해서 뒤섞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이 13살 배우가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같은 빅스타에 맞서 돋보이는 연기를 펼쳤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극찬했다.
김민희 역시 '클레어의 카메라'를 통해 힘을 뺀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클레어의 카메라'에서 출장차 칸영화제를 찾았다가 갑작스럽게 상사로부터 해고당한 영화사 직원 만희 역을 맡은 김민희는 기자 시사 후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영국 매체의 한 기자는 기자 시사 직후 자신의 SNS에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을 만나면서 확실한 전환점을 맞았다"고 배우로서의 김민희의 터닝 포인트에 대해 주목했다.
특히 김민희는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클레어의 카메라' 외에도 홍상수 감독과의 또다른 영화 '그 후'로는 경쟁 부문의 초청을 받았다. 홍 감독과 함께 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지난 2월 '베를린의 여왕'이 된 김민희는 과연 올해 칸영화제에서 2관왕이라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김민희가 베를린에 이어 칸에서까지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옥빈은 22일(현지시각)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베일을 벗은 '악녀'로 결이 다른 여성 액션의 정수를 선보였다. '악녀'에서 살인병기로 길러진 숙희 역을 맡은 김옥빈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놀라운 액션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길다란 장검부터 웨딩드레스를 입고 뽑은 장총까지, 김옥빈은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장면을 능수능란하게 완성한다. 매끈하게 가다듬어진 진정한 액션의 맛이다.
김옥빈은 '깐느박' 박찬욱 감독까지 환호케 한 완벽한 액션을 선보였다. 김옥빈의 압도적인 액션에 '악녀' 공식 상영회를 찾은 전 세계 관객들이 3분간 기립박수로 환호를 보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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