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6월 ‘방탄소년단’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7인조 보이그룹이 데뷔했다. 힙합을 기본으로 파워풀한 안무가 인상적이었던 이들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 빠르게 맞춰나가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트랙을 조화롭게 앨범에 담아내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로부터 4년여 시간이 흐른 지금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팝스타들을 제친 팬덤의 화력을 인정받게 됐다.
방탄소년단의 노래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 윙즈까지 앨범 타이틀만으로도 이들의 음악은 언제나 자신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방시혁 프로듀서가 멤버들의 음악색깔을 존중했고, 멤버들은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전달했다. 그러다보니 진정성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전 세계 팬들이 문화나 언어 차이를 넘어서고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빠져들 수 있었다. 특히 데뷔 전 연습생 시절부터 음악 작업 과정이나 결과물을 공개해오던 SNS 활동은 이번 빌보드어워드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방탄소년단은 2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이하 동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초대받았다.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면서다. 미국에서도 메인스트림 시상식에 초청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싸이에 이어 K팝 아티스트로는 두 번째. K팝그룹으로서는 최초다.
이들이 후보에 올랐던 부문은 앨범 및 디지털 노래 판매량,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 지수 등 데이터와 지난 1일부터 진행된 팬투표의 결과로 수상자가 가려지는 부문. 지난 2011년 생긴 이후 저스틴 비버의 독주 체제로 불려온 부문인데, 그의 독주를 깬 주인공은 BTS, 즉 방탄소년단이 됐다. 이로써 케이팝 그룹 최초로 수상의 영광까지 안게 됐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어워드에서 수상한 의미는 크다. 일본을 중심으로 퍼지던 아시아 전역의 한류를 넘어서 K팝이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 K팝 자체 콘텐츠로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 또한 K팝 아이돌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그 한계선을 부순 결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빌보드에 울린 BTS라는 함성은 방탄소년단이 증명한 기적이며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확인한 희망의 증거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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