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걸그룹이라는데 이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걸그룹 트와이스. 이들이 무서운 이유는 제법 규모가 크고 탄탄한 팬덤은 물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고른 대중성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걸그룹’ 하면 트와이스의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이제는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앨범 판매와 콘서트 등 팬덤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는 보이그룹의 강점과 다양한 행사와 음원판매 등 대중성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걸그룹의 특성을 고르게 보여주는 팀이 트와이스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팬들의 마음과 대중을 마음을 동시에 흔들어놓을 수 있었을까.
멤버들의 출중한 외모와 9인9색의 다양한 매력, 서바이벌을 거치며 입증해낸 탄탄한 실력과 함께 결정적인 요소로 꼽히는 포인트가 바로 ‘콘셉트’와 ‘이야기’다.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로운 지점은 트와이스의 경우 팀이 추구하는 콘셉트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걸그룹의 경우 팀의 중심을 관통하는 한 가지 콘셉트와 명확한 칼라가 있기 마련. 관계자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를 결정하는데 가장 공을 들이기도 한다.
트와이스는 여기서 차별성을 가진다. 팀의 색깔을 빼고, 대신 ‘이야기’를 담은 것. 데뷔 앨범 ‘The Story Begins’를 시작으로 두 번째 미니앨범 ‘PAGE TWO’와 ‘TWICEcoaster’ 시리즈는 연장선을 가지고 있다.
타이틀곡만 연결해도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OOH-AH 하게’를 통해 남녀 관계에서 자신에 찬 여성을 노래하다가 ‘Cheer Up’에서는 힘을 내서 좀 더 다가와 달라고 말한다. 그러다가 ‘TT’를 통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표하기도 하고, ‘Knock Knock’를 통해 마음의 문을 두드려달라는 바람을 전한다. 그리고 기다리다 지쳤는지, 이번 신곡 ‘SIGNAL’에서는 먼저 신호를 보낸다.
또 한 가지, 트와이스는 이 같은 이야기와 함께 ‘동심’을 건드린다. 연결된 구성을 갖춘 ‘TT’와 ‘Knock Knock’에서 멤버들은 인어공주, 피노키오, 팅커벨, 엘사 등 동화 속 캐릭터로 분하며 동심을 자극한다. 이번 ‘SIGNAL’에서도 마찬가지고 각자의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하며 한 번 더 어린 연령층 공략에 나섰다.
‘트와이스 랜드’라는 타이틀로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느낌을 주도록 단독 콘서트를 기획했다는 것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이것이 트와이스가 대중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 중 하나다. 어린 팬층을 공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들의 부모 세대들의 관심까지 유입시킬 수 있었던 것. 유치원과 초등학교 장기자랑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곡이 트와이스의 음악이라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 한다.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 같은 전략은 여성 팬과 남성 팬도 고르게 잡아내면서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는 팀이 되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는 평도 나온다.
여기에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를 퍼포먼스에 함께 구성했다는 점도 연계돼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앞서 JYP의 선배 걸그룹 원더걸스가 ‘텔 미’, ‘소 핫’, ‘노바디’ 등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사례와 닮기도 했다.
트와이스는 현재도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집어 삼키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영역을 넓혀 일본으로도 진출한다. 현지에서 역시 '이야기'와 '캐릭터'를 앞세운 전략을 탁월할 전망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트와이스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