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귓속말’에서는 죄를 저지른 이들이 모두 벌을 받고, 이보영과 이상윤이 새롭게 출발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감옥에 갇힌 권율과 박세영은 적응을 마치고, 감옥 생활이 끝난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23일 오후 종영한 ‘귓속말’에서는 신영주(이보영 분)와 이동준(이상윤 분)이 힘을 합쳐 최일환(김갑수 분), 최수연(박세영 분), 강정일(권율 분)을 재판을 통해 죗값을 치르게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주는 경찰을 그만두고 로스쿨에 진학해서 변호사가 돼서 불쌍하고 힘없는 이들을 도와줬다. 그리고 동준은 그런 영주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정일과 수연과 일환은 끝까지 죄를 반성하지 않고 빠져나가려고 애썼다. 하지만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과 허를 찌르는 동준과 영주의 반격으로 모두 감옥에 들어가게 됐다. 동준 역시도 변론이나 대통령 주치의인 아버지의 도움 없이 1심 선고에 따라서 감옥에서 성실하게 징역살이를 했다.
정의로운 시대를 꿈꾸는 법비를 응징하는 드라마로 마무리되나 싶었지만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정일은 감옥에서 꾸준하게 운동을 하면서 일환에게 죽은 아버지 강유택(김홍파 분)의 사진을 바라보며 무언가 다짐했다. 수연 역시도 감옥에서 웃으면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환은 무기징역이고, 감옥에서 나올 가능성이 없지만 정일과 수연은 유기징역 형을 받았기에 얼마든지 출소할 수 있다. 정일의 다짐과 수연의 미소를 보면 두 사람은 출소한 이후에 무언가 꾸미리라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귓속말’에서는 비리 법조인들이 감옥에 들어가긴 했지만 시스템은 그대로 남겨둔 상태였다.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검찰을 시작으로 사법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나섰다. 과연 현실이 드라마를 넘어 설 수 있을지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재기를 꿈꾸고 실행에 옮기는 정일과 수연의 모습은 조금은 안타깝다.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하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귓속말’ 마지막 회에서는 과도한 PPL도 뻔한 반전도 없었다. 다만 악은 성실하다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pps2014@osen.co.kr
[사진] '귓속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