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면’을 처음 접한 것 같은 신선함을 가진 작품이랄까. 두 가지 맛이 공존하는 드라마다. 서로 다른 두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더블 트랙이라는 생소한 포맷이 의외로 맛깔 난다. 과거와 현재를 따로 보는 재미는 물론, 두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될지 예상해보는 맛도 별미다.
tvN 월화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의 이야기. SF 추적극이라는 장르도 꽤나 낯설다.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고무적인 것은 낯설지만 현실에 동떨어지거나 괴리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일 테다.
지난 23일 방송된 2회에서는 현재의 김우진(여진구 분)과 미래의 김준혁(김강우 분)이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진은 한정연(공승연 분)을 외계인으로 의심했고, 준혁은 안전케어 칩의 비밀을 파헤쳐 나갔다.
완전히 다른 배경, 다른 목적을 가진 두 스토리가 만들어내은 사뭇 다르다. 마치 다른 두 가지 드라마를 한 방송에서 보는 느낌. 그럼에도 현재와 미래는 어쩔 수없는 연장선을 가지고 있어 연결되는 지점들이 존재한다.
제작진은 이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는 과연 누가 미래의 김준혁이냐는 것일 테다.
이날 우진은 형인 범균과 외계인의 존재를 두고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엔 돌아선다. 그런데 이후 외계인으로 여기던 정연을 학교 수업에서 마주치고는 충격에 빠진다. 정연의 목 뒤에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의심을 거뒀지만, 방송 말미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사라진 범균을 찾다가 카메라 속에서 자신의 집에 침입한 정연의 모습을 발견한 것. 이후 우진은 정연을 찾아 정체를 묻는다.
흥미로움은 2037년에서도 이어졌다. 스마트지구에 입성한 김준혁(김강우 분)은 비밀을 품고 있었다. 정체를 감추고 스마트 지구 사람들만 소유한 안전케어칩의 비밀을 캐기 위해 나선 것. 10년 전 행적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준혁의 정체는 우진과 그의 형인 범균,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안전케어 칩을 주입해 감정을 조절하며 범죄를 막는다는 스마트 지구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준혁이 수사에 나서면서 그가 쌍둥이 형제를 찾기 위해 신분을 세탁하고 스마트 지구에 들어왔다는 것이 밝혀진 것.
또한 그의 존재를 못마땅해하는 휴먼비 측의 회장이 들고있는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범균과 우진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겨 있어 궁금증을 더했다.
여기까지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두 세계. 각각의 맛이 있고, 또한 오묘하게 연결돼 있어 이를 추측하고 예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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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