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성실한 악, 이대로 시즌2 가나요?
'귓속말'이 정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이들의 해피엔딩을 담아내 여운을 안겼다. 하지만 악인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강정일(권율 분)이 감옥 안에서 운동을 하며 복수의 칼날을 가는 모습은 "악은 성실하다"는 대사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에서 신영주(이보영 분)는 기꺼이 내부고발자가 된 이동준(이상윤 분)의 도움을 받아 법비를 제대로 응징했다. 법비들을 모두 법정에 세운 것. 살인죄가 아닌 사체훼손죄라고 주장한 강정일(권율 분)을 비롯해 최일환(김갑수 분), 최수연(박세영 분), 송태곤(김형묵 분) 그리고 이동준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동준은 4년 후 출소했고, 변호사가 된 신영주와 행복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교도소에 수감이 된 최수연이 다소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밥을 먹는 것에 반해 강정일은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해보였다. 독방에서 운동을 하는 모습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강정일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10년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형량을 다 채우면 그는 석방이 된다. 그렇기에 강정일의 섬뜩한 눈빛은 앞으로 그가 펼칠 또 다른 복수극을 예상케 하기도. 이에 강정일을 주인공으로 한 복수극으로 '귓속말' 시즌2가 제작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이는 권율이 강정일을 너무나 완벽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악역이라 응징 당해야 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강정일이 극 속에서 보여준 행보는 연민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저기서 배신을 당하며 모든 것을 다 잃은 강정일이 이동준은 물론이고 최수연과 맞서 싸우는 모습은 충분히 흥미로웠단 반응이 줄을 이었다.
현실적으로 시즌2 제작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권율이 마지막까지 보여준 몰입도 높은 연기 내공이 있어 내심 그가 주연이 된 드라마를 하루 빨리 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parkjy@osen.co.kr
[사진] '귓속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