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 손승락, 롯데 미완의 마지막 퍼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5 05: 33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들의 세이브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 가운데 KBO 리그에서는 마무리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는 역시 손승락(35·롯데)이다.
손승락은 실적이 확실한 투수다. 구원왕만 세 차례(2010·2013·2014) 차지하는 등 통산 205세이브를 기록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4년 총액 60억 원이라는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다. 롯데는 그간 마무리투수의 부진으로 고민이 컸던 팀이고, 손승락이라는 카드는 이 고민을 깨끗하게 해결해 줄 구세주로 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그 고민이 더 이어지고 있다.
반등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현 시점까지 손승락의 2017년은 ‘위태위태’하다. 손승락은 24일까지 15경기에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그래도 평균 이상의 타고투저인 KBO 리그임을 고려하면 눈 감아 줄 수도 있지만 세부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게 걸린다. 사실 세부 내용만 따지고 보면 전혀 손승락답지 않은 시즌이다.

손승락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4할1푼4리에 이른다. 피장타율도 5할1푼7리로,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953까지 치솟았다. 손승락의 2014년 피OPS는 0.725, 2015년은 0.741, 근래 들어 개인 최악이었다던 지난해에도 0.826이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2.05다. 블론세이브는 두 차례지만, 이는 기형적으로 높은 잔루율(85.9%)에 기인했다고 봐야 옳다. 계속 이런 세부 내용이 이어진다면 잔루율도 떨어질 수 있다.
요약하면 손승락은 대단히 위태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위험요소가 제대로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 손승락의 부진은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흔들리는 제구와 그 때 구위가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제구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23일 블론세이브 당시에도 강민호는 바깥쪽 공을 요구했으나 정작 손승락의 손을 떠난 공은 한가운데에 몰렸다. 인프레이타구의 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기는 하나 이처럼 세부 내용은 ‘운’을 탓하기에 너무 좋지 않다.
불펜이 불안한 롯데로서는 결국 손승락이 5강 싸움의 마지막 키워드라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대안은 없다. 손승락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코칭스태프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조 감독은 “어쨌든 검증된 마무리 투수다. 그런 야구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극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제 같은 상황(세이브 상황)이 자주 나오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아 부담을 가지는 것 같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손승락의 명예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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