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영건 투수들의 자존심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박세웅(22·롯데)과 임기영(24·KIA)이 연일 평균자책점을 낮추며 리그의 새로운 영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세웅과 임기영은 현재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영건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세웅은 1군 무대에서 지난 2년 동안 경험치를 쌓았고, 이 경험들을 올 시즌에 농익은 기량을 마운드 위에서 뽐내고 있다. 임기영 역시 지난해 군 제대를 했고, 불확실했던 5선발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KIA 선발진 최고의 믿을맨으로 떠올랐다.
박세웅이 2015년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합류했고, 임기영은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취득해 팀을 떠난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모두 현재 소속팀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데려온 선수들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들이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평균자책점 부분이다. 박세웅이 1.78(55⅔이닝 11자책점), 임기영이 1.82(59⅓이닝 12자책점)를 기록 중이다. 전체 1위인 kt 라이언 피어밴드(1.69)의 기록과 별 차이가 없을 뿐더러, 박세웅과 임기영은 리그 평균자책점 2,3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즉 토종 투수들 가운데서 박세웅과 임기영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지난 18일부터 박세웅과 임기영의 등판 일정이 겹치고 있다. 이들의 평균자책점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박세웅은 지난 18일 kt전 6⅓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고, 임기영 역시 LG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나란히 승리까지 챙겼다. 그리고 지난 24일에 박세웅과 임기영은 각각 SK와 한화를 상대로 똑같이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평균자책점 수치를 더더욱 낮췄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맞대결은 없었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는 영건 선발 투수들의 기근을 겪었다. 영건 선발 투수들의 탄생에 목말라 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영향과 각 구단 육성의 긍정적 결과들이 결합되어 영건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현희, 조상우, 최원태(이상 넥센), 김원중(롯데), 고영표(kt) 등 20대 초중반의 투수들이 대거 선발진에 안착했고, 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박세웅과 임기영은, 앞장서서 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토종 선발들의 라이벌 구도 형성은 리그 입장에서도 반색을 표시할 수 있는 사안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