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호기롭게 부산에 입성했던 SK가 만신창이가 된 채 인천행 버스를 탄다. 팀 분위기 저하는 물론, 롯데를 상대로 7년 만의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당하는 수모도 피하지 못했다.
SK는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롯데 타선의 응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6-17의 대패를 당했다. SK가 17실점 이상을 한 것은 2015년 8월 7일 포항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결과와 과정 모두가 좋지 않은 3연전이었다. 23일에는 6-3으로 앞선 연장 10회 마무리 박희수가 난조를 보이며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3점차 리드라는 점에서 팀이 받은 충격은 컸다. 이미 필승조를 모두 활용한 상황에서 불펜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주말 NC전 위닝시리즈의 기세도 끊겼다.
24일에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롯데 불펜을 두들겨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홈런포의 힘이 있었다. 하지만 8회 문광은이 번즈에게 결승 투런을 허용하며 졌다. 다 따라간 경기의 주도권을 너무 허무하게 내줬다는 점에서 역시 충격이 있는 패배였다.
벼랑 끝에 몰린 SK는 25일 최근 페이스가 좋았던 윤희상을 앞세워 연패 탈출에 도전했다. 초반 홈런포가 나오는 등 5-1까지 앞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믿었던 윤희상이 4이닝 10실점이라는 최악의 피칭을 했고, 이후 불펜 투수들도 알 수 없는 난조 속에 5회에만 10실점을 하는 부끄러운 경기를 했다.
롯데에게 시리즈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은 2010년 8월 17일부터 19일 이후 무려 2471일 만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번 3연전처럼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 경기 흐름이 막히는 약점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마운드가 선발·불펜 모두 난조를 보였다는 점은 SK의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25일 경기에서는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SK는 26일부터 홈에서 LG와의 3연전을 벌인다. 충격을 빨리 털어내지 못하고 흔들리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 있는 여건이다. SK가 충격과 무거운 분위기를 부산에 두고 떠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