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석이 연애관과 이상형 등을 언급하며 ‘남자 김지석’으로서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 16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폭군 연산군을 연기해 호평을 받은 김지석은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가 된 ‘비트 영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연산군이 흥청들이 펼친 연희를 보며 마치 비트를 타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담긴 이 장면은 화제를 일으켰던 바.
“보통은 그런 클로즈업은 음악 없이 제 부분만 찍지 않나. 하지만 그 장면은 실제로 보조 출연자 분들이 하는 공연을 보며 촬영을 한 거다. 실제로 제가 그걸 보며 행동한 것이 장면에 담긴 거다. 그렇게 좋은 퀄리티의 공연을 보면 원래 일어나서 춤이라도 추지 않았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더 하려고 했는데 그 정도로 한 거다. 그 장면이 화제가 되는 걸 보면서 개인적으로 뿌듯했다.(웃음)”
김지석은 “왕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린 것 같다. 촬영하면서 공짜 연희도 많이 봤다”며 연희 장면을 위해 고생한 보조 출연자와 이하늬, 황석정 등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모두가 고생을 하며 나만의 연희를 여는데, 내가 비트를 안 탈 수가 있겠냐”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에필로그 영상에서 연산군이 죽는 연기를 하자마자 벌떡 일어나 춤을 추는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어둡고 광기 넘치는 연기만 하다가 밝게 웃는 모습을 너무 보여주고 싶었는데, 죽자마자 바로 일어나 춤을 추면서 한 좀 풀었다.(웃음) 감독님의 아이디어로 그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그걸 찍는 걸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종방연 때에는 방송판이 아닌, 전 스태프와 배우들 이름이 다 등장하는 10분가량의 영상을 따로 보여주셨다. 그걸 보면서 정말 모두 함께 울었다.”
김지석은 모두가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고, 작품을 위해 똘똘 뭉친 ‘역적’ 현장을 회상하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모든 사람들이 ‘촬영부 000’ 이런 식의 이름표를 다 달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서로 이름을 불러주자고 말해서 생긴 거였다. 이름을 부름으로써 신뢰가 생기고, 합이 생기고, 시너지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을 맡고 싶느냔 질문에 로맨틱 코미디를 꼽았다. 김지석은 “연산군을 하며 7개월 동안 너무 외로웠다. 이젠 사랑을 하고 싶다”며 로코물을 꼽은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면 작품보다 실제로 사랑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짓궂은 질문에, 김지석은 “진짜 사랑보다 로코가 빠를 것이다”라고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연애를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전 늘 사랑하려고 한다. 사랑하고 싶다.(웃음)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더라. 전에는 ‘결혼은 언제쯤’이란 질문을 받으면 ‘2년 안에’ 이런 말을 했는데, 그거 다 말도 안 되는 말이다.(웃음) 사람이 나타나면 ‘내 사람이다’ 이런 게 느껴지지 않나. 그 느낌에 좌지우지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나이를 먹을수록 조심스러워지고, 움츠러들게 된다. 이상형? 솔직하게 녹수 성격에 가령이의 러블리함을 가진 여자. 너무 까다롭다고?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니까.(웃음)”
‘남자 김지석’부터 ‘배우 김지석’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든 연산군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내 연산은 마음에 들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며 환상의 팀워크로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낸 ‘역적’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