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이지적인 얼굴, 따뜻한 눈빛에 강인한 목소리까지. '귓속말'을 통해 어른 남자의 강렬한 매력을 보여준 이상윤이 드라마의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특히 그는 인터뷰가 시작하기 전 미리 자리를 지키는 성실한 면모로 시선을 모았다.
이상윤은 29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 카페에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두고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상윤은 극중 신영주(이보영 분)와 함께 악에 맞서싸우는 이동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상윤은 "캐릭터에 대해 많이 떨쳐낸 것 같다. 다 같이 뒤풀이를 다녀와서 더 그런 것 같다"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한 뒤 "이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좀 더 진한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전까진 자연스러운 느낌이라면 이번에는 좀 더 어른 남자의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극의 엔딩에는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멜로는 저희가 기대했던 것만큼 잘 표현된 것 같진 않다. 이야기가 부각되다 보니 처음 기대만큼 잘 드러난 건 아닌 것 같다. 사건들이 워낙 세서 멜로가 들어갈 자리가 별로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또한 극 초반 미간을 자주 찌푸렸던 상황에 대해 "집무실에 있었을 때다. 다 와서 한 마디씩 하고 가니까 골치가 아프더라. 계속 그런 긴장감 상태에서 일을 해야 하니까 힘들긴 했다. 모든 인물들이 그런 면에서는 힘이 많이 필요한 작품이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엄마 만날 때만 웃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실 이상윤은 지난 2007년 '에어시티'로 데뷔한 이후 '사랑해, 울지마', '인생은 아름다워', '짝패', '내 딸 서영이', '라이어 게임', '두번째 스무살', '공항가는 길', '귓속말' 등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온 데뷔 11년차 배우다. 특유의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에 가끔씩 보여주는 예리하고 까칠한 매력으로 배우로서의 신뢰감 또한 형성해 놓은 상태.
특히 장르물 도전은 지난 2014년 '라이어 게임' 이후 '귀속말'이 약 3년 만이다. 이상윤은 이에 대해 "장르물을 준비할 때 좀 더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겠다 싶었다. 편한 마음을 먹었다가는 그 강한 에너지를 소화하기 힘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트렌디한 장르물에도 욕심이 있다. 타임슬립 같은 소재도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상윤은 또한 영화 보다 드라마에 많이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작은 기회라도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 좀 더 좋은 기회가 있다보니 드라마에 집중하게 됐다"라고 설명한 뒤 "영화는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리지 않고 있다. 드라마랑 가급적이면 다른 인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불러만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슬럼프 때문에 힘들었음을 밝히며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서 그런지 하면 할수록 더 힘들더라.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예전에는 나는 더 할 수 있는데 '내가 해야 될 몫이 적어서 아쉽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해야 할 몫은 많은데 내가 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점이 온 것 같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결혼에 대해 "지금은 그런 생각이 많이 안 든다. 지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아무래도 부모님이나 주변에서는 나이가 점점 많아지다 보니까 저는 아직 잘 모르겠다"라며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혼자 사는 것도"라고 너스레를 떨어 다시 한 번 더 웃음을 안겼다.
이날 "나이 들어서도 끊임없이 부름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이상윤. 그동안 뛰어난 캐릭터 표현력을 자랑해온 그가 다음에는 또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귓속말'은 지난 23일 20.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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