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금의환향했다. BBMA 수상 소감을 전하며 세계적인 가수로 발돋움 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팀 채은 이사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간단한 브리핑을 가졌다. 채 이사는 방탄소년단의 이번 수상의 의미에 대해 "현재 각종 SNS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느냐가 미국 내 음악 산업에서 가장 핫한 존재로서 척도 역할을 하는데, 방탄소년단은 이번 수상을 통해 미국은 물론 글로벌 소셜 스타로서 위치와 영향력을 인정받았다"고 이번 수상의 의미에 대해 밝혔다.
이어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BBMA 수상 소감을 전하며 큰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이홉은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영광스럽게도 우상이었던 가수와 후보에 오르고 수상을 해 영광스럽다. 믿기지가 않는다. 현실인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민은 "꿈만 같은 자리였다.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게 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고, 정국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그 자리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진은 "저희 선배님들이 좋은 길을 열어주셔서 우리가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도 후배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고, 슈가는 "K팝 그룹 최초라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막상 가니까 얼떨떨하고 신기하더라. 화면으로만 보던 아티스트를 실제로 보게 돼 신기했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드레이크를 봤을 때 신기했다"고 말했다.
BBMA 수상 직후 밝힌 영어 소감 'Love yourself'에 대한 의미도 공개됐다. 랩몬스터는 "가장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지탱해주는 말이고, 이걸 꼭 얘기해주고 싶었다. 스스로와 상대방을 사랑하는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BBMA 직후 SNS를 통해 '왼쪽에서 세번째 남자'로 화제를 모은 진은 "시상식 끝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이슈가 됐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다. 해외에서도 잘생김을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내가 '월드 와이드 핸섬'이라고 말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말하는 나도 부끄럽다. 하지만 말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난 '월드 와이드 핸섬'"이라 밝혔다.
자연히 방탄소년단의 큰 인기의 배경이기도 한 SNS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슈가는 "소통을 위해 SNS를 했는데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가식적으로 소통할 순 없지 않나"고 밝혔고, 지민은 "팀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 계정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등 팬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셉트로 탄탄한 팬덤을 쌓았다.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슈가는 "앨범을 만들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숙제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 초 스포트라이트 못 받았던만큼 지금 이 자리에 대한 감회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슈가는 "크지 않은 회사에서 출발했는데, SNS 팔로워가 2000명일 때 정말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다. 고생도 많이 했기 때문에 우리가 더 끈끈하고 가족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만큼의 유대감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랩몬스터는 "제이홉과 미래가 불투명해서 '이거 먹고 살겠냐'하고 잠 못 이루던 시절도 많았다"고 밝혔다.
진은 "음악으로 우리의 얘기를 한다는 것, 파워풀한 안무,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점, 눈만 봐도 통하는 유대감이 있다. 그 부분을 팬들이 좋아해주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얘기를 하던 중 슈가는 "이런 얘기를 하니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체인스모커와 만나 음악적 교류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슈가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확신은 못드리지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좋은 소식이 있을거라 본다"고 밝혔다.
한류 첫 주자 싸이와의 차이점을 비교해달라는 질문도 이어졌다. 랩몬스터는 "싸이는 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가 전세계적인 신드롬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드라마틱하고 멋진 케이스다. 우리와 성공 스케일을 비교할 수 없다. 우리는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미국 진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랩몬스터는 "미국의 좋은 반응에 정말 감사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하지만 미국 진출같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우리가 해왔던 음악을 지금처럼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한국어로 랩하고 노래하는게 우리를 잘 표현하는 수단이고 자신감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 진출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은 셈이다.
지민은 "언젠가 다시 그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한국어로 된 무대를 꼭 선보이고 싶다. 최고의 음반과 콘텐츠로 한국을 더 알리고 싶다"고 미처 밝히지 못한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목표를 묻는 질문에 랩몬스터는 "'봄날'이 핫100 차트에서 115위를 했다. 다음에는 꼭 핫100에 들어보고 싶다. 기대를 하고 있지만 요행을 바라진 않는다. 여기까지도 겨우 올라왔다. 자고 일어났더니 10억뷰가 되는 걸 바라기보다는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면 이런 일을 감히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3년 '노 모어 드림'으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서 진행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를 꺾고 톱소셜아티스트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