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스타 공유가 CNN '토크 아시아'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치적 이슈부터, 스타가 아닌 '인간' 공유의 이야기까지 털어놨다.
특히 팬들에게 쫓겨 일상이 사라진 삶 속에서도 "그들이 있어, 배우 공유가 존재한다"라는 부분에서는 배우이자 인간인 공유의 고민과 성찰을 읽을 수 있다.
인터뷰는 호주의 저널리스트 안나 코렌이 진행했고, 공유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쓰며 능수능란하게 인터뷰를 이끌었다.
공유가 출연한 '토크 아시아'는 홍콩에 위치한 CNN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제작한다. 정치는 물론 경제,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를 초청해 집중 조명한다. 국내에서는 김연아, 박지성, 이병헌, 빅뱅, 싸이, 보아 등이 출연했다.
-공유씨는 유명하죠. 배우로서 따라오는 인기를 마냥 좋아할 것 같진 않아요.
"네 맞아요. 배우는 항상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요. 배우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판타지나 편견을 줄 수 있는 직업이에요. 사람들은 배우의 삶을 평가하고 그런 이미지는 저의 연기 캐릭터에 반영돼요. 그래서 저는 제 사생활을 많이 보여주지 않으려고 해요. 어떤 때는 제가 배우로서의 적합한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카메라 앞에서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밖에 나가 대중들 앞에서면 부끄러워하거든요. 자연스럽게 대하는 걸 좋아하는데 대중들이 그런 저를 오해할까봐 조심스러워요. 제가 많이 부끄러움을 타거든요."
-평범한 삶의 뭐가 그립나요.
"자연스럽게 길거리 다니고 길거리 음식먹는거요."
-가끔은 사람들이 공유씨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줬으면 하기도 하나요.
"네 가끔은요.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 싶어요. 불가한 일인 것 같아요. 그건 제 욕심인 것 같아요. 바로 옆에 제가 있는데 저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불가능한 것 같아요. 제가 있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 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러기 어려우시죠. 그래서 그런 일이 불가능한 걸 알아요. 제가 어울리는 것을 많이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살면 괜찮아지겠죠."
-공유씨는 유명하니까 SNS를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저는 전혀 즐기지 않아요.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게 되게 힘든 세상인 것 같아요. 저는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믿지 않아요."
-인기가 있어서 좋은 점은 뭔가요.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조금 조심스러워요. 결국은 대중들에게 사랑받기 때문에, '공유'라는 제가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공유'로서의 삶과 제 개인적인 삶을 나누고 싶지만, 대중들이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한 번은 제가 호주에서 촬영차 갔을 때 식당에 들어갔어요. 식당에 들어가자 아시아 팬들에게 둘러싸였고 팬분들이 제 옷을 끌어당기기 시작했어요. 저를 보셔서 반가운 건 저도 알았어요. 이런 것들은 제가 배우로서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의 삶이 인기를 누리고 돈을 많이 벌 수는 있지만 항상 파파라치에 쫓기고 팬들에게 둘러싸인다니, 저는 상상할 수 없는데요. 일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나요.
"항상 고민해요.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돈과 명예 때문에 하는게 아니라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 때문에 하고있어요."
-한국 배우로서, 한국 남자들은 군대를 필수로 가야한다고 알고있어요. 그래서 2008년 군대를 다녀왔는데, 어려운 결정이었나요.
"솔직히 순수하고 기쁜마음으로 군대를 다녀올 남자는 없는 것 같아요. 아마 한국의 모든 남자들은 동의할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사는 남자들에게 병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예요. 제가 군대를 걱정했지만 다른 방법이 있을거라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커피프린스' 이후에 군대에 가는게 타이밍이 좋다고 했지만 저는 부끄러웠어요. 복무를 2년간 끝내고 나니 그 2년의 시간이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제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에요."
-군대에서 전방에 있었던 경험을 얘기해주세요.
"처음 1년은 강원도 철원에서 근무했어요. 정확히 말하면 전방은 아니지만 가까워요. 많은 새로운 것들, 잃었던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요. 저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과 같이 먹고, 자고 훈련을 받고 생활을 하면서 훨씬 많이 배웠어요."
-그들이 우러러 보던가요.
"처음 그들이 저를 보면 '오, 커피프린스'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싸인을 하루종일 엄청했어요. 힘들었죠. 그런데 처음 잠깐뿐이였고, 나중에는 일반 사람들처럼 교감하면서 친해졌어요. 전역할때는 '커피프린스'라는 스타가 아니라 일반 친구이자 동료, 형으로 떠났죠."
-공유씨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셨어요. 세계에서 가장 정세적으로 불안한 나라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요. 미국의 국방부장관이 최근 '북한은 핵 야욕을 멈춰야한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실제 북한의 핵 위협이 있기도하고요. 한국에서 요즘 사는게 어떤가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요.
"그냥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면 가끔 일상이 바빠 이런 상황을 잊곤해요. 핵 문제는 안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안 일어나길 원해요. 이건 마치 화산같아요. 화산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것처럼요. 제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많이 말할 수는 없지만 남북한의 문제가 대화로 풀어지길 바라요. 한국 국민들 모두 마찬가지 생각이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군대에서 본 '도가니'라는 책이 삶을 완전히 바꿨다고했어요. 실화에 바탕한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는데 왜그런가요.
"'도가니'라는 책을 읽고 배우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꼈어요. 너무 화가났고 이게 어떻게 사람들과 사회에게 잊혀질 수 있나 싶었어요. 그게 처음 시작이었어요.
-배우를 얼마나 할지 모른다고 말했는데, 앞으로는 뭘더 해보고 싶나요.
"전 뭔가를 기획하는데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필름 밖에서 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영화의 메시지는 감독의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지 배우의 것은 아니니까요.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이 영화 프로듀싱을 하는 경우도 많잔아요.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 좋아하는 디렉터들과 함께 작업해 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 kjseven7@osen.co.kr
[사진]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