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의 입덕 포인트는 의외로 ‘진정성’이었다. 못하는 것 없이 다양한 재주를 뽐낸 헨리에 비해 초라했지만, 힙합을 향한 마음만은 진심. ‘오빠생각’에 출연한 슬리피는 언더그라운드 5년 데뷔 10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온 ‘힙합 좀비’ 자체였다.
좀처럼 씬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대중의 사랑도 받지 못했음에도 그는 버티고 버텼고, 한길을 걸어온 바. 힙합을 향한 열정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었던 터다.
슬리피는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빠생각'에 출연해 자신을 홍보할 영상을 의뢰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간단했다. 예능인이 아닌 래퍼로 대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다는 것. 오랜 기간을 힙합 가수로 살아왔지만, 자신이 예능인으로만 기억된다는 사실이 아팠던 모양.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예능 대세로 떠오른 슬리피는 이날 방송에 "자신의 뿌리는 힙합이다. 예능인이 아닌 래퍼로서의 나를 보여드리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앞서 그는 '쇼미더머니6'에 출사표를 던져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바. 슬리피는 "난 잃을 것이 없다. 일단 래퍼로서 방송에 나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며 10년차 래퍼로서의 고충과 참가 심경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90년대 룰라, 디바, 샤크라, 브로스를 탄생시킨 프로듀서 이상민이 그 동안의 기획 경험을 모두 쏟아 부은 힙합 영업영상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보여줬다. 자전적인 내용을 가사로 풀어냈으며 개성 있는 래핑으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은 바.
슬리피는 “‘쇼 미 더 머니6’ 예선에서 떨어진다면 당연히 인정하고 더욱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며 좀비 근성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헨리도 출연해 영업 영상을 의뢰했다. 그는 다양한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요리에도 재능을 보여 보는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다양한 언어를 마스터한 모습도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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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