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가 곧 장르"
연기천재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3년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를 한 조승우를 향한 말이다. 단 2회만 방송이 됐을 뿐인데, 조승우를 향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말아톤', '타짜'를 뛰어넘는 또 다른 인생 캐릭터의 탄생이다.
조승우는 현재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감정 없는 검사 황시목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황시목은 형사 한여진(배두나 분)와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내부 비밀 추적극이라는 타이틀은 조승우가 출연했던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렬함 그 자체다.
방송 2회만에 4% 돌파에 성공한 '비밀의 숲'에 대한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뜨겁다. 물론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정도 기세라면 tvN의 추적극의 새 역사를 쓸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예상도 든다. 특히 조승우는 극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감정이 없다는 건 그만큼 표현해야 하는 진폭이 좁아진다는 의미. 무미건조한 표정과 눈빛, 말투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루즈해질수도 있다. 하지만 조승우가 연기하고 있는 황시목은 등장하는 내내 압도적인 긴장감을 형성,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조승우가 무슨 말을 할까, 어떤 행동을 할까 궁금해하며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이는 곧 시청자들이 극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비밀의 숲'과 같이 미스터리와 반전이 결합되어 있는 장르물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며, 이 덕분에 '비밀의 숲'은 방송 2회만에 놀라운 영향력을 발산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조승우는 또 이렇게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스스로 진가를 입증해냈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조승우의 대표작(뮤지컬 제외)은 영화 '클래식', '말아톤' 그리고 '타짜'다. 조승우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작품들인 것. 그리고 최근에는 '내부자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흥행의 기틀을 닦았다. 드라마 '마의'로는 MBC 연기 대상을 수상했고, SBS '신의 선물-14일'에서도 극찬을 얻어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절대 아깝지 않은 조승우. '비밀의 숲'이 사전 제작의 좋은 예로 평가받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또 조승우는 자신의 이름값을 완벽하게 입증해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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