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작 애니메이션 ‘나의 붉은 고래’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의 붉은 고래’는 인간과의 접촉이 금지된 세계에서 자신 때문에 고래로 변해버린 소년 '곤'을 인간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펼치는 소녀 '춘'의 기적 같은 모험을 담은 판타지 애니메이션 대작으로 이미 중국 내에서 큰 흥행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12년이라는 제작기간을 거쳐 공들여 만들어진 영화인만큼 ‘나의 붉은 고래’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영상미다. 설화 속의 장면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신비롭고 몽환적인 영상들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만하다. 물, 불, 바람, 식물 등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대자연의 아름답고도 위압적인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만든다.
스토리 면에서도 진일보 했다. 그간 중국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중국색이 너무 강해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영화 역시 중국적인 색채를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였고 극에 잘 녹아들어 새로운 매력을 자아냈다. 특히 극의 배경이 되는 중국 전통가옥 토루의 모습은 영화와 잘 어울리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또한 신비한 세계의 하늘과 인간 세계의 바다가 맞닿아 있다는 설정은 참신했고 그 속에서 세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우정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일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실제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많은 부분 닮아있다. 특히 작화와 캐릭터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각각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만드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붉은 고래’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기에 앞으로의 중국 애니메이션의 발전 가능성에 기대가 쏠린다.
지난 2016년 중국 개봉 당시 940억 원이라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중국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나의 붉은 고래’가 과연 한국 관객들에게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5일 개봉. /mk3244@osen.co.kr
[사진] ‘나의 붉은 고래’ 스틸 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