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숙이 아무리 이상할지언정, 상대는 그때 그 '연민정' 이유리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결혼 이후에도 여전히 갈등을 겪는 복녀(송옥숙 분)와 혜영(이유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갈등 사안은 '주거공간의 분리'. 물론 이번에도 혜영의 통쾌한 승리로 끝이 났다.
앞서 혜영은 정환(류수영 분)과 결혼하기 전 복녀를 찾아가 '합가 계약서'를 내밀며 원하는 조건을 얘기했다. 당시 복녀는 "이런 거 복잡하다"며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채 지장을 찍었던 바. 이는 그에게 크나큰 시련이 되어 돌아왔다.
이날 복녀는 시공업체가 찾아와 1층과 2층을 분리하는 문을 설치하려고 하자 크게 분노하며 혜영과 정환을 소환했다. 복녀는 계약서를 예로 드는 혜영의 설득에도 "이거는 완전 사기다. 나는 애초에 이런 내용이 있는 줄 알았으면 절대 계약서에 도장 안 찍었어"라며 막무가내로 우겼다.
결국 이들은 다음날 가족회의를 열어 합의점을 찾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복녀는 혜영이 아닌 다른 변호사로부터 조언을 얻어 "(계약서가)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공사 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혜영은 "저 역시 다양한 해석의 여지로 공사를 강행할 수 있다"며 차근차근 반박했다.
이번에는 복녀가 아들과 멀어진 것 같다며 감정에 호소하자 "근데 이렇게 들어오시지 않을 건데 왜 문을 못 달게 하시냐.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된다"라고 물은 뒤 "솔직하게 말해달라. 저희 사는 거 보고 싶어서 그러시는 것 아니냐"고 그를 조련했다.
마침내 혜영은 "그럼 문을 반만 다는 건 어떠냐. 저와 어머니 모두를 위한 심리적 저지선처럼 문을 반만 다는 거다"라며 합의점을 찾았다. 복녀는 언제고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반만' 달린 문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1층과 2층을 막는 문은 아래는 뚫려있고 위는 막힌 문이었다.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혜영의 내공에 복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특히 전작 '왔다 장보리'의그때 그 역대급 악녀 연민정을 탄생시킨 이유리답게 이번 변혜영 캐릭터의 야무지고 냉철한 매력까지 차지게 소화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방송 말미에는 거꾸로 나타난 혜영의 모습에 놀란 복녀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다치는 모습이 그려진 상황. 과연 혜영은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아버지가 이상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