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아가 ‘품위있는 그녀’로 인생캐릭터를 경신할 듯하다. 아니 이미 경신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와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까지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다.
김선아는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에서 눈물 없이는 절대 들을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을 꽁꽁 숨기고 우아진(김희선 분)의 ‘완벽한 삶’에 뛰어들어 거센 풍파를 일으키는 ‘미스터리한 여자’ 박복자 역을 맡았다.
‘품위있는 그녀’가 이제 2회 방송됐지만 김선아가 보여주는 연기의 힘이 대단하다. 첫 회부터 김선아는 박복자였다.
박복자의 이중적인 면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우아진 가족 앞에서는 순박한 모습을 보이지만 가족들 뒤에서는 차가운 미소를 짓는 모습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박복자는 안태동(김용건 분)의 재산을 노리고 안태동의 간병인이 된 상황. 안태동의 돈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라고 예상되지만 전혀 양심이 없는 인물이 아니었다.
연민이 생길 정도의 캐릭터인데 김선아가 그런 박복자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표현, 박복자라는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게 연기하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2회에서 박복자는 여전히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다. 안태동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안태동이 자신에게 진심을 보이고 “복자야”라고 부르며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고 했고 박복자는 가방을 갖고 싶다고 했다.
이에 박복자는 명품가방을 선물 받고는 화장실에서 가방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주저앉아 서럽게 우는 모습이 짠할 정도였다. 박복자의 인간적인 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면이 있는 여자였다. 자신에게 집에서 나가고 출퇴근하라는 박주미(서정연 분)에게 갑자기 서늘한 얼굴을 하고는 “나 건들지 말라. 잘못하면 니가 쫓겨난다”라고 협박했다.
박복자의 이중적인 면은 ‘품위있는 그녀’를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들고 있다. 이는 아무래도 김선아가 탄탄한 연기력으로 박복자를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 박복자가 안태용과 한 침대에서 자면서 본격적으로 우아진과 박복자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데 김선아가 어떻게 박복자 캐릭터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품위있는 그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