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재명이 연기 내공을 톡톡히 발휘 중이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부터 '비밀의 숲'까지.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그의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현재 방송중인 tvN '비밀의 숲'에서 유재명은 극에 무게감을 더하는 인물로 활약 중이다. 그는 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 역을 맡아 열연 중인데, 황시목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와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연기 호흡이 상당히 중요한 작품인 것을 상기할 때 유재명의 캐스팅은 더할 나위 없다고 할 수 있다.
조승우와의 대척점에서 법조계를 장악한 검사로 분한 그의 악랄한 모습은 약간은 낯설기도 하는데, 그 만큼 그는 사람냄새 나는 정감가는 캐릭터가 보는 이에게 익숙하기 때문. 하지만 그렇기에 그의 변신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유재명은 그간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무수히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영화 '브로커', '아리동', '내부자들', '관상', '자칼이 온다', '하루', '베테랑', 드라마로는 '내 딸 꽃님이', '미생', '미세스 캅', '응답하라 1988', '굿 와이프', '질투의 화신',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 등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다.
이 중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린 출세작은 '응답하라 1988'. 이 작품에서 그는 동룡(이동휘 분)의 아버지이자 학교 학생주임 선생님으로 분해 적재적소에서 웃음과 감동을 유발했다.
유재명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당시 내 상태는 좋지 않았다. 돈을 못 버는 단역 생활 끝에 '내가 왜 서울에 와서 이런 고생을 하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며 "그래서 나한테 선물같은 작품이다. 평생 기억에 남을 고마운 작품"이라 털어놓기도.
영화 '하루'에서도 그야말로 신스틸러로 활약한다. 이 영화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극 중 유재명은 반복되는 하루의 비밀을 간직한 의문의 남자 강식 역을 맡았다. 강식은 지옥 같은 하루 속에서 절망에 빠진 준영(김명민 분)과 민철(변요한 분)에게 자신이 딸과 아내를 죽인 범인이라며 혼란을 가져다 주는 인물이다. '비밀의 숲'과 '하루'를 함께 접한 대중이라면 그의 탄탄한 연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소한 생활연기에서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까지. 유쾌한 웃음에서부터 비릿한 서늘함까지. 유재명은 카멜레온같은 변신을 꾀하며 서서히 대중에게 스며든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비밀의 숲'은 이런 그의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 nyc@osen.co.kr
[사진] '비밀의 숲'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