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에서 자신을 내려놓은 이효리. 데뷔 20년차 이효리이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효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는 이효리가 3년 만에 ‘무도’를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명예 무도인’ 배정남과 ‘춤선생’ 김설진과 함께 그는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을 꾸렸다.
이효리는 결혼 후 제주도 생활을 하면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바. 그는 이날 요가 선생님으로 나타나 “요가가 대부분이 다이어트에 좋은 운동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신 수련”이라며 “지난 3년간 매일 아침 5시30분 요가 수련을 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수련을 하며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며 “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톱에서 사라지는 건 쉽다. 그러나 멋있게 잊히는 게 어렵다. 천천히 내려가는 걸 받아들이면서 이제 내가 감내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며 컴백을 앞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생각의 깊이가 남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런 이효리는 ‘유고걸’ ‘텐미닛’ 등의 안무를 선보이며 솔로가수로서 섹시한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국민남매’로서 활약했던 유재석과는 역시나 찰떡 케미를 전했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말하던 것이 무색하게 ‘욱선생’의 본능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효리가 머리에 발을 올려놓고 동동거리는 장면은 이날 ‘무도’의 명장면이 됐다.
예능감 넘치는 이효리는 우리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무리 “이거 안 웃길 텐데”라고 말하지만, 이효리의 일거수일투족은 시청자를 웃기기 충분했다. 시청자가 어떤 부분에서 웃고, 어떤 부분을 궁금해할지 잘 알고 있는 이효리의 센스가 돋보였다.
하지만 내려놓음에 집중하는 이효리의 모습은 1998년 핑클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봐왔던 이효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었다.
그는 “세속적인 것, 돈 다 필요 없다 생각했는데 수련을 하다 보니까 결코 수행만 하는 것이 진정한 요가가 아닌 것 같다. 날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있게 해주고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진정한 요가가 아닐까”고 말하며 속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또한 “천천히 내려가는 것도 받아들일 때가 왔다”고 웃는 이효리는 우리가 모르던 그의 모습이었다. 더 깊어진 이효리의 모습에 MC 유재석도 많이 놀랐을 정도. 시청자들 또한 3년 만에 ‘무도’에 등장한 이효리의 변화에 적잖이 놀란 반응이다.
그야말로 멋있게 나이 먹고 있는 이효리. 누군가에겐 섹시 스타였고, 누군가에겐 ‘국민 남매’였으며, 누군가에겐 핑클의 리더였던 그는 이제, 대중에 진짜 이효리로 거듭나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