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은 아이콘이다. 1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빅뱅을 이끌었으며, 빅뱅은 물론 솔로 앨범과 유닛 앨범까지 히트시키면서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이제 그가 허울뿐인 음반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바로 USB 앨범이다.
지드래곤은 지난 8일 새 솔로앨범 ‘권지용’을 일반적인 CD가 아닌 USB로 발매했다. 논란은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이 지드래곤의 USB 앨범을 음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면서 시작됐다. 음콘협은 음원을 저장하는 매체 안에 음원이 들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음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지용’ 안에는 음원 대신 특정 인터넷 사이트와 연결할 수 있는 링크가 들어있다. 그 사이트에 들어가면 신곡 음원과 영상, 이미지 등을 감상하고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무제'의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이 다른 의상을 입은, 다른 버전의 '무제' 뮤직비디오와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모두 USB 앨범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음반이 아닌 음원의 시대로 바뀌었다. 음원 다운로드 횟수가 음반 판매량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음반을 산다는 것은 과거처럼 음악을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행위가 아닌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 뮤지션이 아니라면 음반 판매량은 팬덤의 힘을 확인하는 수치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모든 것이 바뀐 상황에서 기존의 소속사와 아티스트들은 대처가 늦었는지도 모른다. 지드래곤은 단순히 앨범 판매량에 집착하기보다 아직도 앨범을 사주는 팬들에게 더욱 많은 것을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작이 USB 앨범이다. 지드래곤의 USB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롭지만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USB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다.
지드래곤이 선택한 방식의 USB 앨범의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하다. 한 번 발매하면 끝인 음반과 달리 USB 앨범은 업데이트할 수 있다. CD라는 용량의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 팬과 음악을 듣는 이들이 USB 앨범을 통해서 음악을 듣게 된다면 침체된 음반 시장의 부활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왜곡된 음원 시장의 수익 분배 구조 역시 개선되는 효과가 생길지도 모른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가수인 지드래곤은 USB 앨범이 아닌 CD로 앨범을 냈다면 쉬웠을 것이다. 지드래곤과 YG엔터테인먼트가 최고의 위치에 있기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혜택은 앨범을 구매한 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지드래곤은 문제가 아닌 답이다./pps2014@osen.co.kr
[사진] 지드래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