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 양용은(45)이 14년 만에 출전한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 첫 날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양용은은 22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서 열린 대회 1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기록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9언더파 63타로 이동하562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추천 선수로 14년 만에 이번 대회에 출전한 양용은은 3~4번홀서 버디를 낚은 뒤 8~9번홀서 잇따라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전반홀을 마감했다. 양용은은 후반 10, 11, 12번홀서 연달아 버디를 추가하며 날카로운 샷감을 이어갔다. 15번홀서 버디를 잡은 양용은은 마지막 18번홀도 버디를 낚으며 1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국내 대회에 두 번째로 출전한 양용은은 "보기 없이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는데 잘됐다. 기분 좋게 경기를 했다"면서 "60주년인 이 대회서 우승이 없다.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도 거르고 여기까지 왔다. 첫 날 좋은 성적을 냈으니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구경하러 오지는 않았으니 우승하고 싶다"고 야망을 내비쳤다.
양용은은 "1~3개홀 정도 티샷이 미스가 나왔는데 나머지는 생각만큼 잘됐다. 그린에 올라왔을 때 퍼터도 2~3개를 제외하고는 좋았다. 전체적으로 다 좋았고, 잘 풀렸다"고 호성적 비결을 밝혔다.
양용은은 "너무 오래 전인 14년 전에 이 대회를 나와 기억이 없다. '아주 잘했다'라는 기억은 없다. 기회가 돼서 출전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서 우승을 했으니 한국에서도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양용은은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다. 비행기에 내려서 2~3일 안에 경기를 하면 시차가 있어 분명 예전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13일 한국에 들어와서 충분히 시간이 있었다. 10일 정도 텀이 있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이동거리도 길었다. 비행 스케줄이 많은 대회에 참가해 나이가 들었다는 걸 느꼈다"면서 "1경기를 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을 가는 게 무리면 안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몇 년 경험을 하다 보니 계획적으로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용은은 최근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느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잘할 수 있는데 왜 안되지'라고 걱정했다"는 그는 "오히려 기술적인 면은 전성기와 현재 큰 차이가 없다. 전성기 때는 '경쟁자가 몇 언더 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이제 몇 년 못할 거 같은데 그 전에 우승도 좀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자에겐 오는 10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PGA 투어 'THE CJ CUP @ NINE BRIDGES'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