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38승' 베테랑 3인방의 '60돌' KPGA 선수권대회 출전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6.22 18: 01

'도합 38승!'
60돌을 맞은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0억 원)의 첫 날의 스포트라이트는 14년 만에 본 대회에 나선 양용은(45)이었다. 양용은은 22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서 열린 대회 1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9언더파 63타로 이동하562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묵묵히 빛난 이들도 있다. 도합 승수만 38승에 달하는 김종덕(56, 혼마), 강욱순(51), 박노석(50) 등 '베테랑 3인방'이 주인공이다.

김종덕은 개인통산 13승(국내 9승, 일본 4승)을 달성한 노장이다. 강욱순은 통산 18승(국내 12승, 아시안투어 6승)을 거뒀다. 박노석도 개인통산 7승(국내 6승, 아시안투어 1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대회 첫 날 삼총사의 희비는 다소 엇갈렸다. 박노석이 3언더파 69타, 공동 54위로 노익장을 과시한 가운데 강욱순(1오버파)과 김종덕(3오버파)은 부진하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오랜만에 대회에 참가한 저마다의 소회는 남달랐다. 김종덕은 "허리 부상으로 최근 2년 동안 고생했다. 최근 많이 나아져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챔피언스투어서 활동하고 있다. 오랜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출전했는데 보기를 너무 쉽게 했다. 2라운드는 더 집중력을 갖고 경기하겠다"고 주먹을 쥐었다.
 
강욱순은 "안산에 아카데미 사업을 준비하다 2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출전했는데 18홀을 무사히 플레이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박노석은 "플레이가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선배님 두 분과 함께 경기를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셋 모두 이번 대회와 연이 깊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김종덕, 강욱순, 박노석이 차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노석은 2003년 또 한 번 대회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모두 컷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종덕, 강욱순, 박노석이 2014~2016년 차례로 컷탈락했다. 60돌을 맞은 이번 대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종덕은 "KPGA 코리안투어서 활동하는 선수라면 KPGA 선수권대회서 가장 우승하고 싶어할 것이다. 60주년을 맞아 출전하게 돼 기쁘다. 2003년 제46회 KPGA 선수권대회서 3라운드까지 박노석에게 3타 앞서 있었는데 마지막 날 1타 차 역전을 허용해 우승컵을 빼앗긴 기억이 있다. 골프는 마지막 장갑을 벗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강욱순은 "KPGA 선수권대회는 볼 거리도 많고 역사가 담긴 대회이다. 선배님들 보니까 좋고 후배들도 선배들을 보고 많이 배울 수 있는 하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KPGA 코리안투어에 이같은 대회는 없다. 후배들이 발전해가고 한국 골프가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선배님들이 이렇게 나와서 18홀을 쳐주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노석은 "매년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김종덕, 강욱순 선배님은 오랜만에 나오셨다.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화답했다.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종덕은 "잘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일본에서 한장상 고문의 우승 이후 최경주(47), 양용은(45), 허석호(44), 최근에는 허인회(30, JDX멀티스포츠)까지 남자 선수들이 일본 투어서 자리를 잘 잡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앞으로 좋은 활약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강욱순은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한국 골프계가 더 발전하려면 잘 치는 것 이외에 선수의 몫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만의 몫이 아니라 선수들이 팬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선수들이 이런 부분에 좀 더 신경 쓴다면 미래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강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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