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애(27)가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치며 일본 무대 연착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안신애는 지난 23일 일본 지바현 카멜리아 힐스 골프클럽(파72, 6545야드)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어스 몬다민 컵 2라운드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내며 2타를 줄였다.
안신애는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적어내며 공동 16위에 올랐다. 선두와 격차는 6타 차라 남은 2라운드서 톱10 진입과 함께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올 시즌 일본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김하늘과 같은 투어 최정상급 선수에겐 대수롭지 않은 타수와 순위표이지만 안신애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1~2라운드 성적표다.
안신애는 올 시즌 일본에 진출해 명과 암을 동시에 봤다. 뛰어난 외모와 패션 감각 덕에 일본 취재진과 갤러리를 몰고다녔음에도 부담감을 못 이겨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서 대회 최다이자 투어 역대 8위에 해당되는 4만 1484명의 갤러리를 불러모으며 '안신애 붐'을 일으켰지만 6오버파 공동 41위에 그쳤다.
안신애는 일본 무대 두 번째 출전이었던 호켄 노 마도구치 레이디스에서도 2라운드까지 13오버파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컷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롯이 안신애의 의상과 외모에만 관심을 보이던 일본 언론 중 일부는 "안신애의 기량이 별로인데도 인기 있는 이유는 외모"라며 폄하하기도 했다.
안신애는 한 달여 만에 나선 일본 무대에서 보란 듯이 기량을 증명했다. 대회 1라운드서 일본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60대 타수를 기록한 뒤 2라운드도 언더파를 치며 상승세를 이었다.
일본 언론도 태세를 전환했다. 일본 골프 전문 매체 골프정보 '알바.넷'은 1라운드가 끝난 뒤 "안신애가 3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처음으로 60대 타수를 기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쿄스포츠는 "안신애가 1라운드 후반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인기와 화제성뿐만 아니라 실력도 함께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출발이 됐다"고 칭찬했다.
스포츠호치도 "안신애가 성적 매력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지난해 대비 약 1.6배의 갤러리를 매료시켰다. 일본에서 한국 투어 3승의 기량을 입증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예선통과라는 목표는 여유있게 달성했다. 안신애는 이제 일본 무대 최고 성적을 넘어 첫 톱10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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