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중 가장 의미가 큰 우승이다."
황중곤(25)이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황중곤은 25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 남, 서 코스(파72, 6988야드)서 펼쳐진 대회 최종일 4라운드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60주년을 맞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던 이형준과 김기환이 나란히 19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 2014년 매일유업오픈 이후 코리안투어 우승과 연이 없던 황중곤은 일본 투어 3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황중곤은 이 우승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우승상금 2억 원과 함께 KPGA 코리안 투어 5년 시드(올 시즌 남은 대회+2018~2022년), KPGA 선수권대회 영구 출전권을 얻었다. 또한 오는 10월 한국서 최초로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THE CJ CUP @ NINE BRIDGES' 출전권도 획득했다.
선두와 2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황중곤은 라운드 중반 이후 줄곧 단독 선두를 달리던 이형준이 마의 16~18번홀서 주춤하는 사이 17번홀 버디를 발판 삼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황중곤은 우승 뒤 공식 인터뷰서 "이렇게 우승할 줄 몰랐는데 끝까지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스코어는 보지 않고 분위기를 봤다. 9번홀서 이글을 잡은 뒤 자신감을 얻은 게 컸다"면서 "17번홀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 찬스가 있을 것 같았는데 들어가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지금은 해냈다는 생각만 든다"는 황중곤은 "내 5번의 우승 중 가장 의미가 크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고 60주년이라 더 우승하고 싶었다. 더 뜻깊은 우승이다"고 강조했다.
황중곤은 이날 평소 성격처럼 차분한 플레이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는 "흥분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기를 하든 더블보기를 하든 기분은 안 좋지만 표현을 잘 안 하려고 한다"며 "표현을 하면 잘 안 돼서 최대한 침착하게 하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말도 없고 차분했던 게 골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THE CJ CUP @ NINE BRIDGES 출전권을 거머쥐며 PGA 투어 무대를 밟게 된 황중곤은 "전에 한 번 비슷한 대회에 출전했는데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정말 좋다. 한 번 경험을 했고 감도 괜찮아서 좀만 다듬으면 좋은 성적이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이지만 주눅들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겠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다. 목표는 우승이다. 예전에는 어니 엘스랑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쇼트게임을 잘하는 필 미켈슨과 쳐보고 싶다"고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황중곤의 우승에는 아버지 황병원(57)씨의 힘도 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잘 쳤던 건 아닌데 아버지께서 항상 자신감을 주시니 스스로 자신감이 올라오면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보완점에 대해서는 "샷은 올라왔지만 쇼트게임은 부족하다. 거리도 조금 는다면 더 좋은 골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도 밝혔다. "내년까지 골프를 하고 내후년 군대를 갈 계획이다. 지금은 PGA 투어에 너무 가고 싶은데 군문제가 있어서 빨리 해결하고 도전할 생각"이라는 황중곤은 "PGA 투어 우승이 꿈이지만 한국에서 누굴 만나도 황중곤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레전드 분들을 뵀을 때 멋있고 존경스러웠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dolyng@osen.co.kr
[사진] 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