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과 세계 랭킹 1위, 좋은 것들이 한꺼번에 와서 얼떨떨하다."
유소연은 26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아칸소 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 6331야드)서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라운드(54홀 경기)에서 18언더파 195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소연은 전날 치른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낚으며 10언더파라는 대회 코스레코드을 세우며 4월 초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에 이은 올 시즌 2승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5번째 우승.
유소연은 이날 세계 랭킹 1위 등극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유소연은 LPGA와 공식 인터뷰서 "이번 주에 우승해도 랭킹 1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좋은 것들이 한꺼번에 와서 얼떨떨하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그는 ”항상 세계 랭킹 1위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 이루게 돼서 감회가 남다르다. 앞으로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킬 수 있도록 스스로의 골프를 발전시키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소연은 이번 시즌 LPGA 최초로 다승을 기록했다. 그는 “다승자가 돼서 기쁘다. 또 LPGA 투어에서 1년에 다승을 기록한 것이 나로서는 처음이다”며 “아칸소 챔피언쉽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대회다. 편의 시설도 좋고 역대 우승자들이 (박)인비 언니, 리디아 고, 미야자토 아이 등 전 세계 랭킹 1위 선수들로 가득차 있다. 이런 대회에 내가 우승자 반열에 합류해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유소연은 5타 차 앞선 상황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공동 2위 양희영에게 바짝 추격을 당했다. 양희영은 2타 차까지 유소연을 추격했다. 하지만 유소연은 우승컵을 내주지는 않았다.
유소연은 양희영의 마지막 라운드 맹추격에 대해 "솔직히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 보다는 내 게임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리더보드를 많이 보지 않았다. 내가 1,2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를 가져서, 무리하게 1,2라운드와 비교하지도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은 "사실 10번 홀에서 (양)희영 언니를 잠깐 볼 수 있었다. 언니가 플레이를 정말 잘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아 정확하게 어느 정도 점수 차가 좁혀졌는지는 알지 못했다. 언니가 얼마나 점수 차를 좁혔는지 두렵기도 했다. 희영 언니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고 혀를 내둘렀다.
유소연은 3라운드 다른 선수들의 맹추격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2라운드에 내가 10언더파를 기록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도 언제라도 10언더파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챔피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유소연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슨의 벌타 논란에 휘말렸다.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했지만 벌타 논란에 묻히기까지 했다. 시청자의 신고에 톰슨이 벌타를 먹으며 우승자가 뒤바뀐 상황에 골프계가 들썩였다.
유소연은 벌타 논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내가 그 대회에 우승할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여러 논란 때문에 우승한 이후에도 이게 내 실력으로 우승한 것이 맞는지, 내가 우승할 자격이 있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유소연은 “어려운 상황에서 주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 스스로 우승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 우승보다 조금 더 자유롭게 느껴진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유소연은 오는 30일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메이저 2연승을 노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1, 2라운드에서 너무 잘 해서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서는 퍼팅이 생각보다 안 됐다. 다음 대회전까지 퍼팅만 보완하면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컨디션이 좋으니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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