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19, FC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스페인 진출 6년 만에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승우와 바르사의 계약기간은 2019년, 바이아웃 금액은 300만 유로(약 38억 원)다. 이승우는 만 20세가 되는 내년에는 유소년 팀에 몸담을 수 없어 바르사B와 프로 계약을 맺거나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이승우는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스위스 등 10여 개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승우는 지난 2011년 대동초 1년 선배 백승호의 발자취를 따라 바르사에 입단했다. 세계 최고의 유스 팀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성장해온 그는 프로 직전의 후베닐A까지 올라온 상태다.
독일 뮌헨을 경유해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이승우는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차기 행선지의 핵심은 '비전을 제시하는 팀', '많이 뛸 수 있는 팀'이다.
이승우는 "많은 제의가 들어온만큼 바르사로 돌아가서 구단의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나와 제일 맞고, 비전을 제시하는 팀으로 갈 것이다. 20세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나이다. 많이 뛸 수 있는 곳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 같다"고 힌트를 줬다.
바르사B는 최근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리그)로 승격했다. 2부리그의 외국인쿼터 제한은 2명이다. 이승우가 B팀과 계약한다고 해도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이승우도 잔류를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부모님, 에이전트, 바르사와 타 구단,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본 뒤 심사숙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서 구체적 얘기를 할 것이다. 팀에서 제시하는 상황과 비전을 들어보고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부모님과 지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내 미래는 내 손으로 직접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타 팀 이적 시 목표였던 바르셀로나 1군 데뷔를 못할 수도 있는 것에 대해서는 "데뷔를 못해도 다른 팀에 가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준다면 나중에 들어갈 수 있다. 지금 데뷔를 못해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시작하는 만큼 행복하게 좋아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당찬 답변을 내놨다.
무얼 선택하든 꽃길만 걸었던 이승우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