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19, FC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축구인생 2막을 앞두고 있다.
이승우의 축구인생은 바르사 입단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대동초에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10년 남아공에서 열린 다농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바르사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승우는 이듬해 대동초 1년 선배 백승호의 발자취를 따라 바르사에 입단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세계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갖춘 바르사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성장해온 이승우는 유스 최종 단계이자 프로 직전 단계인 후베닐A까지 올라오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승우는 이 달 한국에서 끝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서 화려한 골과 쇼맨십으로 한국의 16강행을 이끌며 능력과 스타성도 증명했다.
이승우는 약관을 앞두고 축구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 만 20세가 되는 내년엔 유소년 팀에 몸 담을 수 없다. 바르사B와 프로 계약을 맺거나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이승우는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스위스 등지의 10여 개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선택의 기로다. 바르사B는 최근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었다. 스페인 2부리그의 외국인쿼터 제한은 2명이다. 바르사B의 비 유럽연합(EU) 선수는 백승호를 비롯해 마를론 산토스, 에세키엘 바시, 윌프리드 캅툼 등 4명이다. 이승우가 합류하면 5명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이승우가 B팀과 계약한다고 해도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관건은 바르사의 자세다. 이승우는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국했다. 소속팀 바르사와 거취를 놓고 미팅을 한다. 이승우는 바르사의 구상을 들어보고 심사숙고해 차기행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우선순위는 출전 시간이다.
이승우는 "많은 제의가 들어온만큼 바르사로 돌아가서 구단의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나와 제일 맞고, 비전을 제시하는 팀으로 갈 것이다. 20세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나이다. 많이 뛸 수 있는 곳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힌트를 줬다.
이승우는 6년간 몸 담았던 바르사 잔류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부모님과 지인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내 미래는 내 손으로 직접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성장을 위해 목표였던 바르사 1군 데뷔가 늦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바르사에서 1군 데뷔를 못해도 다른 팀에 가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준다면 나중에 들어갈 수 있다. 지금 데뷔를 못해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으로선 어떤 선택을 하든 이승우에겐 모두 도전이다. 바르사B와 계약하든 새 팀에서 출발하든, 프로 무대와 성인 레벨에서는 아직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는 그다. 진짜 정글의 세계에서 무궁무진한 포텐을 터트려야 하는 과제가 남은 것이다.
이승우의 최대 강점은 자신감이다. 스타들에게서 볼 수 있는 두둑한 배짱을 지녔다. 운동 선수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이승우가 어떤 선택을 하든 피치 위에서 보여주는 자신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