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선언' 남북단일팀, 북한의 결정이 남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6.30 05: 04

결국 남북단일팀의 열쇠는 북한이 쥐게 됐다.
29일 전북 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 폐막식(30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바흐 위원장은 티롤호텔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 참석, 남북 단일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4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한 제안이 인상적이었다.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 조만간 문 대통령을 만나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의 이야기는 명확하다. 입국과 함께 가진 인터뷰 내용과 일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에 바흐 위원장은 여전히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는 이미 지난 2월에 북한 NOC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권유했다. 우리는 북한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태권도 세계선수권 오프닝에서 했던 초대 이야기를 봤다. 이것은 올림피즘(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돌아오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논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거는 정부의 기대감은 굉장히 크다. 올림픽 개최에 이어 평화적인 남북협력이 이뤄진다면 정부가 거둘 수 있는 장점은 굉장하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다. 그동안 남북단일팀, 공동 입장 등의 경우를 살펴보면 쉽지 않았다.
장웅 위원장은 "무엇이 문제인지는 과거와 역사를 돌아보면 된다"면서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은 6.25 공동선언 이후 두 나라 관계가 좋을 때 성사됐다. 나와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김운용 박사까지 세 사람이 시드니에서 사흘간 7번 협상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책을 한 번 들춰보라.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서울에 있는 삼계탕집에서 통일팀을 묶었다"면서 "그 협상을 2년 간이나 지속했다. (단일팀 구성은) 그렇게 힘든 일이다. 이는 엄혹한 현실"이라 말했다.
김운용 전 위원의 이야기도 분명했다. 장웅 위원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따라서 남북 단일팀 구성은 한쪽의 의지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바흐 위원장은 IOC 차원에서 이미 북한에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까지 권유한 상태. 이미 북한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논의를 펼치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북한은 좀처럼 내부의 반응을 외부로 내놓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이 어떤지 현재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그러나 장웅 위원장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정부간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 협력을 펼쳐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장웅 위원장은 예전 이야기를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장웅 위원과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한의 사정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을 앞세운 다면 가능한 일.
결국 모든 결정은 북한이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더라도 북한이 거절한다면 남북 단일팀은 이뤄질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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