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Video Assistant Referees) 시스템이 본격 가동됐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심판 자질이었다.
지난 1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에서 VAR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인천 유나이티드-광주 FC전과 울산 현대-수원 삼성전 등 2경기에서 VAR이 시도됐는데,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북 현대 경기서도 VAR 시스템이 가동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서울 고요한의 파울 상황을 주심이 잡아내지 못하고 전북 선수들의 거듭항의 하자 VAR이 가동됐다.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경기 전 최강희, 황선홍 양팀 감독은 VAR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한테도 충분히 얘기를 했다. 우리는 그저 하던대로 하자고 했다. 위험지역서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수비 방법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그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선홍 역시 VAR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황 감독은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인천과 광주의 경기를 봤는데, 정말 잡아내기 어려운 것을 잡아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서 실시된 VAR은 최강희 감독의 우려와 황선홍 감독의 긍정적인 입장이 모두 포함된 결과물이 나왔다.
후반 1분 전북의 공격 상황에서 애매한 장면이 나왔다. 최철순이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올린 크로스를 이승기가 슈팅으로 연결할 때 서울 수비 고요한에게 잡혀 넘어졌다. 하지만 심판은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 반면 전북 선수들은 강하게 어필했다. 결국 심판은 양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VAR 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요한의 파울이 VAR을 통해 잡혔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고요한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시간은 경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전북 김신욱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서울 골키퍼 양한빈이 김신욱의 슈팅 방향으로 몸을 날렸지만 잡아내지 못했다. 전북은 VAR로 만회골 기회를 맞았고 골을 넣었다.
그러나 문제는 심판판정에 있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최강희 감독은 "그 장면은 누구나 볼 수 있던 장면인데 비디오로 페널티킥 상황이 주어졌다. 앞으로 계속 그럴 상황이 나올 것 같다. 위험 지역에서 수비수들이 수비할 때 계속 얘기하고 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경기 후 대기심에게 건넌 불편함 심정이다. 굳이 VAR로 이뤄지지 않아도 될 판정인 상황인데 심판은 반칙을 보지 못했고 결국 VAR로 페널티킥이 전북에게 주어졌다.
경기 후 대기심과 긴 이야기를 나눈 최 감독은 직접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밝히지 않았다. 신형민의 경고누적에 대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아니다"라고 못을 밖았다.
문제의 핵심은 심판 능력이다. 아무리 VAR 시스템이 좋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심판이 내리는 결정이다. VAR 시스템도 약점은 있다. 중계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면 '그레이 존'이라는 이유로 판독을 하지 않는다. 일단 심판이 가장 우선적으로 잡아내야 한다. 다행이 서울의 반칙은 '그레이 존'에 해당되지 않고 중계화면에 정확하게 잡혔다.
또 심판이 바라보는 방향도 완벽하게 잡혔다. 중계화면을 보면 최철순이 크로스를 올린 후 심판은 반대편을 함께 바라본다. 이미 크로스가 넘어가기 전 심판의 얼굴 방향은 파울이 일어나는 곳과 일치한다. 달려들 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주심은 반응하지 못했다. 따라서 당시 상황을 잡아내지 못한 주심의 경기 운영 능력에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당장 문제가 심판 능력과 자질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이 안된다면 키우면 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VAR 시스템 도입후에도 계속 문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결국 심판의 능력이 우선되는 가운데 자질이 떨어진다면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오심으로 지적된 부분이 있다면 현재처럼 공개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심판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판정은 심판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