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비리 은폐' 두산, 챔피언 자격 있는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7.03 05: 39

 또 두산이다. 또 비리를 은폐하다가 뒤늦게 드러났다.
거듭된 비리와 은폐를 일삼는 두산은 과연 챔피언 자격이 있을까. 매번 구단 차원의 자정 노력과 사과문을 밝히지만, 일탈 행위는 끊이지 않는다. 심판에 금품을 제공해 치명적인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KBO는 2일 두산이 전직 심판 A씨와 금품 거래 관계를 공개했다. KBO에 따르면, 두산은 2013년 포스트시즌에 A 심판에게 300만원을 제공했다.

지난해 8월, KBO는 10개 구단과 KBO 소속 심판위원의 금전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사실 확인을 진행했고, 현직 심판위원 전원을 대상으로도 구단과 금전거래 등 이해관계 여부에 대한 일대일 면담을 실시했다.
그 결과 두산은 2013년 10월 전직 심판 A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주었다고 KBO에 털어놨다. A씨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합의금 조로 300만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야구계 선후배 관계임을 고려해 300만원을 피해자라고 언급한 제3자의 통장에 송금했다. 
야구 규약을 어긴 행위다. 2013년 당시 야구규약 제15장 이해관계의 금지 제147조 [금전대차 금지] 조항엔 '구단 또는 위원회에 속한 개인은 위원회에 속한 타 단체 또는 타 단체에 속한 개인과 직접, 간접을 불문하고 금전대차 혹은 재차의 보증인이 되는 것을 금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
현재는 야구규약 제155조 금전거래 등 금지 제1항(리그 관계자들 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KBO는 2일 "지난해 당시 전직 검사 출신 및 경찰 수사관 출신 등으로 구성된 KBO 조사위원회에서 두산 관계자를 조사했고, 승부 조작 사실은 없었다"며 "두산 관계자가 피해자일 수 있어 개인의 입장을 고려한 후 법적인 해석을 거쳐 비공개 엄중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2일 오후 "당시 금전 대여가 KBO 규약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며, 사려 깊지 못했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합니다.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행위였음을 거듭 말씀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구단 임원과 심판과의 돈 거래. 아무리 사적인 관계라고 하지만 누구나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금품 거래 시기가 두산-LG의 플레이오프 1차전 전날 밤이었다. A씨가 해당 경기 구심으로 마스크까지 쓴 것이 확인되면서 경기 개입 의구심까지 따르는 상황이 됐다.
두산은 지난해 승부 조작 파문이 일어났을 때 진야곱의 불법 스포츠베팅 도박 사실을 숨겼다. 지난해 8월 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두산 구단은 소속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진야곱의 과거 불법 도박 사실을 인지했다. 하지만 KBO에 이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넘어갔다.
결국 지난해 11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승부조작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서야 진야곱의 불법 도박 혐의와 검찰 송치 사실이 알려졌다. 언론이 이를 지적하자, 두산은 뒤늦게 진야곱의 도박 혐의를 밝히고 사과했다. 끝까지 은폐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진야곱이 구단과의 면담에서 불법 도박을 실토했음에도 두산은 8~9월 정규 시즌에 진야곱을 출장시키며 스스로 도덕성을 저버렸다.
두산은 2015~1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성적은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과거 비리가 연이어 꼬리를 물고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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