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독일은 침착하면서도 빨랐다.
독일은 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칠레와 결승전서 1-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결승에 오른 두 팀은 모두 사상 첫 컨페드컵 우승에 도전했다. 전통의 강호 독일 역시 홈에서 펼쳐진 2005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에 불과하다. 특히 칠레는 이번이 첫 컨페더레이션스 컵 출전이었다. 남미 축구의 신흥 강호로 떠오른 칠레는 컨페더레이션스 컵 첫 출전에서 우승컵을 노렸다.
이번 대회를 전술 실험과 선수 발굴의 실험대로 삼고 있는 요하임 뢰브 감독은 다시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3-4-2-1을 선택한 독일은 최전방 공격수에는 베르너, 이선에는 슈틴들과 드락슬러를 배치시켰다. 중원에서는 헥토르-루디-고레츠카-키미히가 나섰다. 뤼디거와 무스타피, 긴터가 스리백을 형성하고 슈테겐이 독일 골문을 지켰다. 칠레 역시 바르가스와 산체스, 비달을 앞세워서 독일에 맞섰다. 두 팀은 조별리그 경기서 1-1로 비긴 바 있었다.
경기 전반 스리백을 선택한 독일은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통해 칠레의 뒷 공간을 노렸다. 수비 이후 빠른 역습으로 칠레를 흔들었다. 칠레가 공격진의 파괴력을 앞세워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칠레는 유기적이고 위협적인 플레이로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독일의 수비를 무너트리지는 못했다.
독일은 침착했다. 칠레의 맹공을 버티면서도 기회를 엿봤다. 전반 20분 칠레는 독일의 공격을 저지한 이후 다시 역습에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로 베르너가 공을 빼앗아 비어있던 슈틴들에게 연결했다. 스틴들은 칠레 수비수의 제지 없이 침착하게 슈팅을 날려 팀에게 선제골을 안겼다.
독일의 냉정함 앞에 칠레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칠레가 점유율을 높았지만, 제대로 된 공격 전개가 사라졌다. 독일은 손쉽게 칠레의 공격을 막은 이후 날카로운 역습을 가했다. 공격은 칠레가 많았지만, 효율에서 크게 밀렸다.
후반도 마찬가지였다. 동점골을 노리는 칠레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더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 독일 스리백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설령 스리백이 무너져도 슈테겐이 든든하게 독일의 골문을 지켰다. 이날 칠레는 독일보다 높은 점유율과 더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도 무기력했다. 독일의 안정적인 수비 이후 역습 카드가 다시 빛나는 순간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 칠레가 흐름을 잡았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며 독일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과 새로운 신예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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