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호곤, "신태용 감독의 활발한 소통능력이 선임 배경"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7.04 14: 30

신태용(47) 감독이 위기의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4일 오전 파주NFC 2층 회의실에서 2017년 제6차 KFA 기술위원회를 열고 A대표팀 새 수장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호곤(66,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기술위원장은 "많은 의견을 나누느라 시간이 걸렸다. 기술위원회는 새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역임했다. 계약 기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아울러 최종예선 2경기를 치르고 조 3위가 되더라도 플레이오프까지 계속 맡는다. 코치친 구성은 그간의 관례대로 감독에게 일임할 것이다. 연봉 들 세부 조건은 협회와 신태용 감독이 협의할 것이다. 기술위의 각자 의견이 있어 긴 시간 토의가 있었다. 5시간 동안 회의를 통해 이견을 좁혔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선임 배경은 대표팀 코치를 지내면서 대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걸 높이 샀다. 신 감독의 뛰어난 능력 중 하나가 활발한 소통 능력이다. 단시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흐트러진 응집력을 높일 것이라 본다. 전술 운영 능력도 뛰어나 남은 경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호곤 위원장을 비롯해 최영준(52, 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 조긍연(56, 프로연맹 경기위원장), 하석주(49, 아주대 감독) 등 유임된 3명과 새롭게 위촉된 조영증(63, 프로연맹 심판위원장), 박경훈(56, 성남FC 감독), 황선홍(49, FC서울 감독), 서정원(47, 수원삼성 감독), 김병지(47, 전 국가대표 선수)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기술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신태용 감독은 현역 시절 일화 천마(현 성남FC)에서 활약했고, A대표로도 뛰었다. 성남 일화 감독 시절에는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11년 FA컵 우승을 일궜다. 이후 2014년부터 A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사령탑에 올라 8강행을 지휘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선 16강행을 이뤄냈다. 
A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서 직행 마지노선인 2위(승점 13)에 올라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턱밑 추격을 받고 있다. 오는 8월 31일 이란전(홈)과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원정) 2경기에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려 있다.
협회는 지난달 15일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데려왔던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했다.
협회는 지난달 26일 김호곤 부회장을 기술위원장에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새 감독을 물색했고, 슈틸리케 감독과 작별한지 19일 만에 A대표팀 신임 사령탑을 낙점했다. 본선행의 분수령이 될 이란전까지 58일이 남은 시점이다.
다음은 김호곤 위원장과 일문일답.
-신 감독이 기존 대표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라 보는가.
▲처음 기술위를 맡았을 때 감독 선임 요건 중에 선수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도 일선에서 오래 있었지만 선수와 지도자와의 소통이 잘 안됐던 게 문제였다.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간 신 감독이 코치로서 팀에 있었고, 성격상 빠른 시일 내에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로 떨어져도 신태용 감독이 맡는데.
▲신태용은 국내 감독이다. 최종예선 2경기를 치르면 선수들의 장단점을 더 잘 알게 되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감독을 또 바꾸는 것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신 감독에게 월드컵 본선을 맡길 생각인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면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신 감독의 장단점은.
▲신 감독이 이끈 연령별 팀이 수비진이 약하다고 하는데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은 다르다. 한국의 수비 조직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 감독도 그 부분을 충분히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을 강화할 것이다. 기술위도 대표팀의 문제를 논의하면 해결될 것이다.
-신 감독은 어떤 반응인지. 올림픽, U-20 월드컵, 월드컵까지 맡았는데.
▲올림픽, U-20 월드컵까지 이어서 맡아 지도자로서의 경기 감각, 팀 운영 능력에 점수를 많이 줬다. 신 감독에겐 선임 사실을 알렸다.
-신 감독 3번의 소방수 부담은 없나.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부담이 있는데.
▲다 고려했다. 신 감독을 팀을 바꾸면서 코치와 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시점에서 지도자를 놓고 선임할 때 경험으로 판단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어려울 때는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 봤다. 큰 성공은 못했지만 어느 정도 결과를 냈다.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란전 얘기도 나왔는지.
▲짧은 시간에 감독을 맡았기 때문에 감독과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다. 간섭보다는 조언을 해주겠다. 2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협회의 조직을 잘 가동하고 상대를 분석해서 대비하겠다. 
-다른 후보들은.
▲많은 후보들이 거론됐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팀 감독들을 빼면 후보군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 외에 후보군으로서 가능성 있는 분들은 다 거론이 됐다. 시즌이 끝나면 많은 지도자들의 이동이 있기 때문에 폭이 넓어질 것이라 본다.
-제로베이스에서 다각도로 검토가 됐나.
▲서로의 후보군을 평가할 때 신 감독의 장단점이 나온 것이다. 개개인의 감독의 장단점이 다 나왔지만 지금 시기에 빠른 시일 내에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신 감독을 뽑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한국 축구가 다들 위기라고 하지만 월드컵을 갈 때마다 순탄하지 못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경기 내용을 봐도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충분하다. 선수들의 기량을 최고치로 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량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