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할 소방수로 3번째 출격하는 신태용(47) A대표팀 신임 사령탑에겐 산적한 과제들이 있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4일 오전 파주NFC 2층 회의실에서 2017년 제6차 KFA 기술위원회를 열고 A대표팀 새 수장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기술위는 5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장고를 거듭, 거론되는 모든 후보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뒤 신 감독의 소통 능력과 전술적 운영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포스트 슈틸리케로 낙점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신태용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최종예선 2경기를 치른 뒤 조 3위가 되더라도 플레이오프까지 계속 맡는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 불통을 소통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긴 여정을 시작하는 신태용 감독의 성공 여부엔 3가지 과제가 있다. 첫 째는 소통이다.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신태용 감독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과 소통한다는 장점을 지녔다. 2016 리우 올림픽과 2017 FIFA U-20 월드컵서 이러한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특히 A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소통의 능력을 뽐냈다.
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선수들과의 불통이 꼽힌다. 김호곤 위원장은 "선수와 지도자와 소통이 잘 안됐던 게 대표팀의 문제였다"면서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하다. 신 감독은 그간 코치로서 대표팀에 있었고, 성격상 빠른 시일 내에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신 감독은 대표팀 코치를 지내면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뛰어난 능력 중 하나가 활발한 소통 능력이다. 단시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흐트러진 응집력을 높일 것"이라고 지지를 보냈다.
▲ 수비도 공격만큼만
신태용 감독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신나는 공격 축구다. '1골 주면 2골 넣는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그간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스탠스와는 정반대인 신태용의 공격 축구에 팬들은 환호했다.
양날의 검이다. 신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는 수비 불안을 야기했다. 성공을 향해 질주하다가 고꾸라진 원인이 바로 수비 불안이었다. 일본과 AFC U-23 챔피언십 결승, 온두라스와 리우 올림픽 8강, 포르투갈과 U-20 월드컵 16강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호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신 감독이 이끄는 팀이 수비가 약하다고 하는데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은 다르다"면서 "한국의 수비 조직은 문제가 있지만 신 감독도 충분히 중시하고 있는 부분이라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 토너먼트 악몽 떨치기
토너먼트 악몽도 떨쳐야 한다. 신 감독은 이미 올림픽과 U-20 월드컵서 이를 경험했다. 올림픽에선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2승 1무 조 1위로 8강에 올랐지만 상대적 약체로 꼽히던 온두라스에 덜미를 잡히며 꿈을 이루지 못했다.
U-20 월드컵에서도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연파하며 호평을 받았지만 포르투갈과 16강전서 공격적인 투톱을 가동하다 1-3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될 뼈아픈 두 번의 경험이 신 감독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을 것이다. 김호곤 위원장도 "어려울 때 신 감독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또 다른 과제도 있다. '부상자'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손흥민(토트넘)의 대체자 찾기다.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둘 모두 이란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제2안도 생각해야 한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