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타격을 선보인 KIA였지만 승리는 잡지 못했다. 불펜이 마지막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다 잡은 경기를 내줬다.
KIA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1-12로 뒤진 5회 11타자 연속 안타, 12타자 연속 득점이라는 KBO 역대 신기록과 함께 대거 12점을 내며 13-12로 역전했다. 그러나 15-12로 앞선 8회 6점을 내주며 경기가 뒤집어진 끝에 결국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17-18로 패했다.
타선은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엄청난 대기록을 써내려갔다. 특히 5회는 압권이었다. 무사 1루 최형우 타석부터 11타자가 연속 안타를 치며 대거 12점을 냈다. 11타자 연속 안타는 종전 KBO 신기록이었던 8타자 연속 안타를 한참 경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7회 이범호의 적시타, 8회 김주찬의 솔로포로 2점을 더 도망가 승리를 목전에 뒀다.
불펜은 믿을맨인 김윤동이 7회부터 올라와 SK 타선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 7회 위기가 있었으나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나 8회는 문제였다. 선두 정의윤에게 좌전안타, 한동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김윤동은 힘을 냈다. 김동엽을 내야 뜬공으로, 로맥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겼다. 공에는 아직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재원과의 승부가 문제였다. 초구가 이재원의 히팅존에 들어갔다. 초구부터 공격적인 스타일인 이재원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다. 넘어가지 않은 게 다행으로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점을 잃었다. KIA 벤치는 김윤동을 믿었다. 그러나 김윤동은 김성현 노수광에 모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에 몰렸다.
투구수가 36개에 이른 김윤동 대신 KIA는 2군에서 한 차례 조정을 거치고 올라온 베테랑 임창용을 올렸다. 투구는 거침이 없었다. 나주환이 초구와 2구에 모두 대처하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 공격적인 승부가 탈이 됐을까. 결국 나주환이 임창용의 공을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루타를 쳤다. 임창용의 블론세이브였다. 15-12에서 15-17로 뒤집어지는 순간이었다.
흔들린 임창용은 최정 타석 때 폭투까지 나오며 3루 주자 나주환에게도 홈을 허용했다. 김윤동의 자책점은 5점이 됐고, 제아무리 KIA 타선이라고 해도 9회 마지막 이닝에서 3점을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지완의 2점 홈런으로 1점차까지는 추격했으나 딱 1점이 모자랐다. KIA 불펜의 방화가 뼈아팠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